책 속에서

사랑의 바로미터는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다

조조다음 2022. 2. 22. 06:30

보통 종교라면 희망과 낙관적인 미래를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불교는 애초부터 모든 것이 고통이라고 말한다. 근본적 가르침이 모든 것이 고통이라니 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가르침인가.  - 25쪽

 

사랑은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랑은 타인의 고통을 완화시키려는 다시 말해 타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려는 의지와 감정이기 때문이다.  - 28쪽

 

사찰의 사물(四物), 법고는 들짐승을 범종은 인간을 목어는 물고기를 운판은 날짐승을 깨우는 것이다.  - 28쪽

 

우리가 신체를 가지고 있는 한 폭력은 숙명이다. 단지 폭력의 종류를 선택할 뿐이다(메를로-퐁티)  -31쪽

 

성숙의 잣대는 얼마나 타인의 고통을 느끼느냐의 여부로 결정된다.  - 36쪽

 

사랑의 바로미터는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다.  - 39쪽

 

가족과 이웃의 고통을 통과의례라도 되는 듯 당연시하지 말고 어떤 위로의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자.  - 49쪽

 

오늘에 뛰어든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가만히 있으면 어제 생각 그제 생각 내일 생각 모레 생각이 떠오른다.  - 63쪽

 

내년의 벚꽃은 올해의 벚꽃이 아니고 올해의 벚꽃이 작년의 벚꽃이 아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이순간, 오늘 하루의 충만한 아름다움에 몸을 던져라.  - 75쪽

 

현재의 삶을 수단으로 만들고 내일의 삶을 목적으로 만들면 오늘의 행복은 계속 내일로 미루어지고 만다.  - 83쪽

 

우리는 세상과 무관한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타자와의 접촉을 통해 매번 새롭게 맺히는 이슬과도 같다.  - 104쪽

 

사물에 본질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보수주의자가 된다. 당위성의 억압적 담론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자유롭게 맺을 수 있다. 자발성과 자유가 없다면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110쪽

 

세계는 없음이 아니라 있음으로 충만하다. 없음의 경험은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대한 기억이나 기대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 150쪽

 

기억과 기대의 능력이 있는 존재에게만 무엇이 없다는 것이 가능하다.  - 152쪽

 

열반에 이르러 생긴 편안함과 고요함은 순간적일 뿐 열반에 제대로 이르렀다면 우리는 열반에 머물 수는 없다.  - 171쪽

 

우리는 모든 존재가 영원과 순간 그 사이 어딘가에 지속한다는 것을 안다. 우리에겐 순간적인 존재도 영원한 존재도 무의미하다.  - 186쪽

 

선과 악에 지배받지 말아라(혜능). 외부에서 강요한 선과 악의 선글라스를 벗고 자신과 세계를 보라.  - 213쪽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예스,라고 할 수 있고 오직 그러한 예스만이 진정한 예스일 수 있다.  - 243쪽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하고 멈추고 그만둘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거수일투족이 당당해지고 주인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게 된다.  - 244쪽

 

몸과 마음 사이의 거리가 점점 줄어들면 주인으로서 삶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점점 벌어지면 노예의 삶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 249쪽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인간의 정신을 나타내는 많은 개념들(용기, 사랑, 자유, 지혜 등)을 마치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실체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 277쪽

 

자비는 별것 아니다. 네가 수고로우면 중생들이 편안하고 네가 힘들면 중생들이 가벼워지고 네가 일을 하면 중생들이 쉴 수 있다. 중생들의 고통을 네 것으로 가져오고 중생들의 수고를 네 것으로 가져오라. 그것이 자비이고 보시다(백장)  - 297쪽

 

이만하면 잘 살았어, 이만하면 잘 사랑했어, 이만하면 행복했다고 이만하면 자유롭다고 말하지 마라. 이만하면에는 비교가 전제된다. 비교에서 결과는 잘~, 못~ 둘 중 하나다. 차라리 아직 제대로 살지 못했다고 말하는 편이 낫다. 그래야 내일은 더 근사한 삶을 살겠다는 의지와 용기 그리고 희망이 생길테니 말이다.  - 340쪽~341쪽

 

지금 자본주의 체제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 기관차다. 그럴수록 우리에게는 인문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 346쪽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강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