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를 짓누르는 적막의 우세한 힘 앞에 청각의 기능이 꼭 마비당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내 귀에 들리는 저 소리들이 실제로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이니 나는 지금 무엇에 홀려 가짜를 진짜처럼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 63쪽
먹혀들지 않을 불평보다는 차라리 요지부동의 그 위엄 앞에 몸을 송두리째 내던지는 편이 어떤 의미에선 아주 마음 편했다. - 113쪽~114쪽
내용물보다 그걸 담는 그릇 쪽이 외려 더 행세하고 우대받는 경우를 왕왕 본다. - 136쪽
곤경에 처했다고 꼭 움츠리고 살란 법은 없어요. 그럴수록 우린 우리대로 한정된 범위에서나마 즐기는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되요. - 150쪽
여론이란 건 말야 원래 대다수 사람들 의견이 똑같은 경우를 가리키는 말 아닐까. 그런데 단 두 사람 머리에서 나온 의견을 여론이라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 185쪽
옷에는 보호기능과 표현기능이 있다. 우리가 옷에서 바랄 수 있는 건 그 두 가지 기능만으로 충분하다. - 208쪽
고기장수 손에 걸렸다고 죽은 고기가 무서워서 벌벌 떠는 것 봤니? - 232쪽
무제(霧堤) : 배 위에서 보면 마치 육지처럼 보이는 먼 바다의 안개 - 291쪽
겁쟁이라고 비웃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의외로 용기가 나고 마음이 차갑게 가라앉는 것이었다. - 354쪽
장마, 윤흥길
'책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의 마법은 생각하고 바로 실천하는 것 (0) | 2022.06.23 |
---|---|
시스템의 강도는 가장 약한 부분으로 결정돼 (0) | 2022.06.21 |
아무리 먼 과거에 관한 것이라도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 (0) | 2022.06.16 |
투자에 대해 어설픈 공부 따위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 (0) | 2022.06.14 |
마루에 오른 사람이 어찌 방에 들어갈 때가 없으리오 (0) | 2022.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