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절대화된 정당성은 견고한 벽이 된다

조조다음 2022. 3. 6. 06:30

과수원의 개구멍을 주인이 몰랐을 리 없고 더 튼튼히 가시울타리를 쳐서 막을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관행이 된 동네 아이들의 서리를 모른 척하지 않았나 싶다.  - 28쪽

 

못난 놈들끼리는 얼굴만 봐도 흥겹다고 했던가.  - 41쪽

 

스물하나는 못 해본 것이 너무 많은 나이다.  - 61쪽

 

인간이면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 법인데 많이 배운 사람만이 권리를 찾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야.  - 74쪽

 

폭력으로 탈취해 간판을 바꿔 단 어용노조는 결국 회사의 노동자관리 도구가 되었다.  - 101쪽

 

절대화된 정당성은 견고한 벽이 된다. 무언가를 말해야 할 때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비민주적인 권력이 돋아나는 것이다.  - 112쪽

 

웃으려면 웃어라, 돈과 권력의 밑딱지들아, 밟아도 밟아도 결코 죽지 않는 재물보다 강한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너희는 실컷 비웃다가 죽으리라.  - 129쪽

 

그것(자기 방식)만이 옳다고(하고) 여타의 투쟁방식들을 다 매도한다면 너무 폭력적이지 않은가. 방식이 다르면 각자의 성향대로 활동하면 되는데 끝없이 찔러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 145쪽

 

사람이 모 아니면 도일 수 있을까. 똑같은 행위에도 관계의 정도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잣대를 대는 게 사람이고, 속을 들여다보면 모순과 이중성이 복합된 게 사람인데.  - 172쪽

 

별난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는 것보다 순종이라는 오명에 무릎 꿇는 것을 더 두려워하라.  - 172쪽

 

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때 날카로운 반응은 실마리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이해하거나 소통할 기회가 없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191쪽

 

보수의 몰상식이 보이는 이기심 못지않게 진보의 상식도 이기적이었다. 진보이기 때문에 늘 옳으며 정당하고 진보가 가는 길은 당연히 모두가 가야 할 길이고 진보의 언어는 곧 민주니까 인정해야 하고,,, 천하를 뒤바꿀 듯 진보는 그렇게 오만하기도 했다. 노무현의 영전에서 통곡하는 진보의 눈물은 그래서 회한이 많다.  - 209쪽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평화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생각했다. 소박한 일상마저 파괴당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탓이다.  - 272쪽

 

보증금을 안고도 10년 동안 사라지는 월세만 5천만 원이다. 이것이 서민 주거의 실상이다. 주거만 안정되었어도 살기가 한결 수월했을 것인데, 죽어라 벌어서 집주인들에게 바치며 산 셈이다.  - 286쪽

 

예쁜 꽃이 편견의 언어로 희화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많은 날 나는 (부지불식간) 누군가를 또는 그 무엇을 억압하고 재단하고 속단하고 그 누군가를 할퀴고 자르고 뒤집었던가를 생각한다.  - 304쪽

 

빼앗긴 일터. 그 후, 장남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