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사람 속의 오지는 끝도 없고 한도 없다

조조다음 2021. 12. 14. 06:30

예로부터 의술은 인술이라 했거늘 어질게 써야 하고 어렵게 배운 의술로 행여 돈벌이 할 생각 말아라.  - 18쪽

 

자기로부터 가까운 사람일수록 이해할 수 없는 거동이나 기색을 보일 때 기분이 더 나빠진다. 하물며 자기 자신에 있어서랴.  - 49쪽

 

사람 속의 오지(奧地)는 아무 끝도 없고 한도 없는 거다.  - 113쪽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살았느냐 죽었느냐가 문제지 빨갱이냐 흰둥이냐는 문제가 아니었다.  - 117쪽

 

(아들 딸로 수지 타산을 맞추고 딸이 더 귀해져) 손해나던 장사가 수지 맞는 장사로 바뀐다 한들 여성을 상품 취급하긴 마찬가지지요.  - 163쪽

 

만일 남자와 여자가 생활감정으로나 제도적으로 완전히 평등한 세상이 온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평등해질 수 없는 게 바로 아들에 의해서만 대가 이어진다는 문제 아닐까.  - 165쪽

 

사람이 이름 외에 성을 갖게 된 역사는 인류 역사에 비하면  아주 짧아요. 성은 남자가 잘나서 그 권리를 차지했다기보다는 여자는 처음부터 자식에게 자기 성을 따르게 하고 싶은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었던 것 때문이지요. 여자에겐 자기 자식이라는 게 너무도 분명하니까.  - 166쪽

 

현실과 환상 사이는 아무리 지척이라도 아무리 서로 투명해도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별개의 세계다.  - 258쪽

 

환각의 나비, 박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