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현대예술을 추동하는 것은 미를 파괴하려는 열망이다

조조다음 2021. 5. 4. 06:30

사물의 무상함에 대한 통찰과 그것들을 영원성으로 끌어올려 구원하려는 배려가 알레고리적인 것 속의 가장 강한 모티브 중의 하나다(벤야민)  - 15쪽

 

자연은 제 몸 안에 언어적 본질을 구현하고 있어 소리없는 자연도 그 본질에 힘입어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 있었다. - 18쪽

 

경험적인 것을 태워 이념이 서술되고 이념을 통해 현상이 구제된다.  - 30쪽

 

꿈은 깨어야 하고 신화의 환상은 역사의 의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 40쪽

 

예술작품에서는 존재자 그 자체가 있다는 이 사실이 바로 놀라운 일이다(하이데거)  - 61쪽

 

도구란 자연에서 사회로 이동하는 통과점, 양자를 연결하는 결절점 위에 서 있는 존재다.  - 71쪽

 

신전은 그저 빈 공간에 건물을 하나 세운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신전을 세움으로써 신을 비로소 존재케 하고 그것을 통해 역사적 민족이 거주하는 세계를 열었던 것이다.  - 75쪽

 

예술은 작품 속에서 진리를 창작하는 보존이다.  - 84쪽

 

현대예술의 본질은 보이는 것의 재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의 가시화에 있다(클레)  - 88쪽

 

예술은 유토피아를 구체화할 수 없으나 그것을 예감한다. 음악은 시간을 압축하고 그림은 공간을 압축한다. 이렇게 예술은 합리성을 통한 고정된 규정을 수정하고 그것을 상대화함으로써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아도르노)  - 91쪽

 

현대예술은 미적 주체의 의식적 가공으로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  - 95쪽

 

헤겔은 결함이 있는 자연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인간의 필요에 따라 자연의 결함을 멋대로 뜯어 고치는 것이 예술이고, 결과적으로 자연미가 예술미의 부속이 된다고 생각했다.  - 101쪽

 

작품의 진리는 존재하면서 부재한다(데리다)  - 119쪽

 

데리다에게 예술작품은 해석학적 대상이 아니라 개념화될 수 없는 것의 보존이다.  - 142쪽

 

이렇다 할 금지 없이도 윤리적 방종에 흐르지 않고 제 삶의 형식과 스타일을 부여한 고대인들의 지혜와 절제가 오늘날에도 가능한가(푸코)  - 145쪽

 

유사는 원본과 복제 사이의 닮음의 관계를 말하고 상사란 복제와 복제 사이의 닮음의 관계를 말한다. 유사는 원본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만 상사는 굳이 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155쪽

 

푸코가 말한 자기의 테크놀로지란 주체가 담론의 효과 혹은 지식-권력의 함수로 머무는 데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자신을 미적 윤리적 주체로 세우고 자기의 배려를 통해 제 삶을 예술적 완성으로 끌어올리는 존재미학의 수완이라 할 수 있다.  - 174쪽

 

그리스인들의 자기 배려(푸코) ① 양생술(자기 몸 배려) ② 가정관리술(자기 가정 배려) ③ 연애술(사랑하는 이와의 관계 배려) ④ 철학  - 175쪽

 

때로는 미적 원리가 도덕규범보다 더 큰 윤리적 구성력을 가질 수가 있다.  - 181쪽

 

너희 자신의 기관 없는 몸체를 찾아라. 그것을 만드는 법을 알아라. 이것이야말로 삶과 죽음의 문제, 젊음과 늙음, 슬픔과 기쁨의 문제다(들뢰즈)  - 187쪽

 

리듬은 시각이나 청각보다 더 깊어 청각적 층위에 투여하면 음악처럼, 시각적 층위에 투여하면 회화처럼 나타난다.  - 205쪽

 

화가가 순백의 처녀지 위에 작업한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표면은 화가가 단절해야 할 온갖 종류의 고전적인 것들에 의해 미리 완전히 잠재적으로 덮여 있다.  - 215쪽

 

묘사가 불가능한 것은 다른 어떤 때가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 즉 무엇인가가 일어나는 순간에 존재한다. 회화는 묘사 불가능한 것이며 회화가 증언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사건 혹은 그 자체이다(리오타르)  - 227쪽

 

현대예술을 추동하는 것은 미를 파괴하려는 열망이다.  - 241쪽

 

숭고는 예술 자체에 있지 않고 예술에 대한 관조에 있어 그것을 수용하는 자에게 달려 있다(리오타르)  - 249쪽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적 생산력은 예술적 혁신에 유리한 조건을 이루나 동시에 거기에는 진정한 숭고 대신에 새로움의 껍질을 대량 생산할 부정적 가능성도 내재해 있다.  - 251쪽~252쪽

 

소비되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기호이다. 사용가치가 마모되기 전에 버려진다(보드리야르)  - 259쪽

 

오늘날 원본은 복제를 닮아가고 조작이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행해진다.  - 265쪽

 

예술은 모든 것을 평범함에 이르게 하기 위해 환상적 욕망을 없애버렸으며 그 결과로 초미적인 것이 되고 예술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예술이 죽는게 아니라 예술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예술은 죽는 것이다.  - 269쪽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진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