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새도 배고프면 ‘연기’ 한다 (KISTI)

 

 

 

새끼 새들이 배가 고파지면 어미 새에게 소위 ‘연기’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의 알렉스 톰슨 박사팀은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얼룩무늬 꼬리치레’의 생태를 3년 동안 추적했다. 특히 갓 날기 시작해 이동이 자유로운 새끼 새를 중심으로 200시간 이상 관찰하고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을 3,000회 이상 관찰했다.

그 결과 땅에 내려와 있는 새끼 새는 1분에 0.12g의 먹이를 어미에게 받아먹지만 나무에 있는 새끼는 0.03g의 먹이만 어미에게 받아먹었다. 새끼 새들에게 땅은 나무보다 위험한 곳이다. 배가 부른 새끼 새는 안전한 나무에서 62%의 시간을 보냈지만 배고픈 새끼 새는 나무에서 머무는 시간이 40%였다. 특히 어미 새에게 포식자의 소리를 들려주면 땅에 있는 새끼 새에게 평소보다 2배 많은 먹이를 주었다.

톰슨 박사는 “배고픈 새끼 새들이 포식자의 위험을 무릅쓰고 땅으로 내려가는 행동은 어미 새에게 먹이를 더 달라는 일종의 ‘공갈(blackmail)”이라며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울 때 부모가 먹을 것을 주면서 달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3년 4월 10일자 ‘영국왕립학회보 B’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