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스마트 태블릿, 스마트 PC, 스마트 TV….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스마트’란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주요 IT 업계에서는 ‘스마트’의 다음 전장이 ‘스마트 안경’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 안경과 스마트 시계 등 몸에 부착하는 IT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 안경. 그중 선두로 나선 구글은 2012년 4월경 이미 구글 글래스를 공개했다. 웹서핑, SNS, 내비게이션, 사진·동영상 촬영, 음악·영화 감상은 물론 통화까지 가능하다고 밝힌 구글 글래스는 가급적 손의 사용을 최소화한 음성인식이나 특정 동작을 통해 작동될 예정이다.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봐도 안경이다. 그런데 그냥 안경이 아니다. 말도 알아듣는다. 안경 낀 사람이 보는 그대로 동영상도 촬영한다. 날씨, 메시지, 이메일 등도 안경으로 확인한다. 마치 ‘로보캅’이 범인과 주변 환경을 헬멧에 붙은 안경으로 확인하는 듯하다.
미래 공상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3년 2월, 구글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구글 글래스 테스터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구글 글래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제출하라는 구글의 요청에 참가자들은 앞다퉈 아이디어를 내놨다.
“미식축구팀의 팬들에게 경기장 밖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또 헬멧에서 보이는 선수들의 시선으로 생생한 경기 영상도 제공하고 싶다.”
“구글 글래스가 있다면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앱을 만들겠다. 하이킹, 런닝, 바이킹, 별보기 등”
“위급상황에서 직접 911 직원이 내 글래스를 통해 조치 사항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앱을 만들고 싶다.”
“운동경기의 정보를 보여주는 앱을 만들겠다. 나와 내 동료들은 운동경기를 직접 보러 가서도 절반은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정보 앱, 911 응급조치 앱부터 안전한 식품 골라내는 앱, 암벽등반 앱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글래스로 보는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매우 간단합니다. 글래스를 착용한 후 ‘오케이, 글래스’라고 말하고 ‘사진을 찍어줘’라고 명령만 내리세요. 영상을 촬영하고 싶으면 ‘동영상을 촬영해줘’라고 하면 돼요. 당신이 글래스로 보고 있는 것을 친구들이 볼 수도 있고, 때로는 길도 알려줍니다. 말만 하면 친구에게 메시지도 보낼 수 있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글래스 화면에 답을 친절히 알려준답니다.”
어찌 보면 간단하다. 구글 글래스 홈페이지에 나온 소개 내용이다. 대략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독특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합쳐지면 구글 글래스가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할 때처럼 말이다.
구글 글래스는 겉으로 보기엔 약간 특이하게 생긴 안경 같지만 내부 속사정은 다르다. 정밀한 공학기술과 소프트웨어, 재료공학, 디스플레이, 무선네트워크 기술 등이 세밀하게 녹아들어가 있다.
구글 글래스에서 나온 레이저로 손바닥에 가상 키보드를 만들어 타자를 칠 수 있는 구글 기술도 최근 공개됐다. 구글 글래스에 레이저 빔을 쏠 수 있는 프로젝터를 장착하고 손바닥에 가상 키보드를 레이저로 쏜 뒤 인식하는 기술이다. 구글 글래스는 기본적으로 음성 인식으로 동작을 수행한다. 그러나 보다 복잡한 문서 작업까지 할 수 있는 입력장치에 대한 고민이 레이저 키보드에 담겨 있다. 구글은 이미 ‘가상입력장치에 관한 방법과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특허 등록을 한 상태다.
구글 글래스를 비롯한 스마트 안경은 현재 애플, 삼성 등 주요 IT 기업들에서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 안경으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더 스마트해질지, 이 다음에는 또 어떤 스마트한 제품들이 개발될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만 같다.
• 스마트폰으로 얻을 수 있었던 이동성(모바일)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손을 쓰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 터치패드가 따로 있어 손으로도 조작할 수 있고 중력센서가 있어 구글 글래스를 쓴 채로 머리를 움직여서 손을 전혀 대지 않고 조작할 수도 있다.
• 생활 도중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동영상과 사진을 찍는 것은 구글 글래스의 아주 일부다. 카메라를 매일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지 말고 컴퓨터를 가장 가까운 곳에 항상 착용하고 다닌다고 생각해야 한다.
• 클라우드 컴퓨터와 연결돼 언제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린더에 저장된 일정을 시간이 되면 구글 글래스 화면에 띄워줘 사용자가 곧바로 알 수 있게 된다.
• 인터넷 접속은 스마트폰 중계기를 통해 언제나 가능할 것이며 글래스와 스마트폰은 블루투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된다.
•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해킹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 구글 글래스 내부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로 구동된다.
• 2013년 상반기에 미국인(개발자)에게 우선 제공된다. 이유는 국가별로 상이한 각종 법적 규제 때문이다.
• 몸에 착용하는 것이므로 국가별·인종별·성별로 서로 다른 인체공학적 측면을 다양하게 고려해(예를 들어 코의 높이) 좋은 착용감도 고려한다. 카메라가 아니라 컴퓨터를 언제 어디서나 가장 가까운 곳(여기서는 눈이다)에 가지고 다니면서 손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자. 거기에 구글 글래스의 진짜 실체가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글 : 김민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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