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열 명 가운데 네 명꼴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매일 하는 숙제가 있다. 바로 혈압약을 먹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인병 질환 중 하나인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별명에서 암시하듯 고혈압은 환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 게다가 주변에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이 워낙 흔하다 보니 환자 입장에서 병의 심각성을 잊기 쉽다. 하지만 이 질환은 매일 약을 복용하면서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해 주지 않으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일으킨다. ‘질병’으로서의 고혈압은 비교적 최근에 시작 고혈압은 혈압이 정상범위보다 높을 때 진단된다. 그러니까 20세기 초 혈액 순환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축적되고 혈압 측정 기기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혈압 문제는 질병으로 인식조차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