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다양하고 신기한 박테리아 기네스북

조조다음 2022. 9. 16. 06:30
사람으로 치면 에베레스트?
2억 5천만 년간 살아남기? 
우주, 성층권에서도 생존?
다양하고 신기한 박테리아 기네스북

보통 세균이라 불리는 박테리아는 바이러스와 함께 각종 감염병을 일으키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산균과 같이 우리 몸 속에 머물면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런 박테리아의 종류와 개체수는 쉽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많다. 당장 피부, 입안, 창자 등에서 우리와 공생하는 박테리아만 해도 무게 약 2kg, 숫자는 100조 개가 넘는다.

이런 박테리아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서식환경과 특징도 가지가지다. 작지만 다양한 미생물, 박테리아의 다양한 기록을 살펴보며 생명의 신비를 알아보자.
 
가장 큰 박테리아: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Thiomargarita magnifica), 지난 6월 학술지 ‘사이언스’는 길이가 무려 1cm에 달하는 초거대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알렸다. 서인도제도 맹그로브 숲에서 발견된 박테리아의 이름은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 동전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박테리아보다 무려 5천 배나 큰 것으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연구진의 표현에 따르면, 키가 에베레스트만 한 사람인 셈. 너무 거대한 크기에 과학자들은 이 생명체를 박테리아가 아닌, 균류와 같은 진핵생물로 여길 정도였다.
 
그러나 확인 결과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는 DNA가 세포질에 떠다니는 전형적인 박테리아의 특성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이 박테리아가 가진 특별한 구조와 함께, 어떻게 이렇게 커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연구를 계속할 전망이다.
 
최고의 생존력: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 통조림 살균 실험 과정에서 발견된 이 박테리아는 무려 5천 그레이(Gy)의 방사선도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의 경우, 10그레이만큼만 피폭되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질긴 생명력을 보이며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2015년 우주정거장 외부의 우주공간에 1년간 방치하는 실험을 통해서다.


우주 방사선은 물론, 엄청난 기온변화와 같은 환경에서 무려 10%나 살아남은 것이다. 연구진이 관찰한 결과, 방사선으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등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오래 살아남은 박테리아: 바실러스 균주 2-9-3(Bacillus strain 2-9-3),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물은 무엇일까.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바실러스 균주 2-9-3이다. 소금 결정체에서 발견된 이 생물의 추정 수명은 무려 2억 5천만 년이다.

웨스트 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가 내생포자(endospore)를 만들고, 오랜 기간 가사상태에 빠져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생존이 어려울 경우 박테리아가 취하는 행위로,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생존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관련 연구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도 있다.


가장 끈적끈적한 박테리아: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Caulobacter crescentus), 미국 연구진이 발견한 이 박테리아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강력 접착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접착력은 무려 동전 하나에 차량 4대를 매달 수 있을 정도. 현존 최고 접착제보다 2.5배나 강하지만, 너무 강해서 상품화가 어렵다고 한다.

뜨거운 것이 좋아! 균주 121(strain 121), 2003년 수심 2천400m에서 발견된 이 박테리아는 무려 121℃의 온도에서도 버텼을 뿐만 아니라, 번식까지 하는 내공을 보였다. 이는 모든 생명체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기록이다.

박테리아는 또 인간보다 500억 배 적은 에너지로도 생존하는가 하면 높은 염도를 지닌 사해, 심지어는 성층권 하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말도 안 되는 적응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 자그마한 미생물의 신비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