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모기는 빨간색을 좋아해? 과학으로 알아보는 모기의 취향

조조다음 2022. 8. 12. 06:30

눈부시게 밝은 태양과 넘실거리는 바다, 피서와 로망의 계절 여름에도 불청객은 존재한다. 앵앵거리는 소음과 가려움으로 불쾌감을 안기는 모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여럿이 함께 있다 보면 유독 모기에게 인기 많은(?) 사람이 있다. 모기도 사람을 가리는 걸까?
최근 워싱턴대 연구진은 모기가 특별히 좋아하는 색이 있다고 발표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모기는 주로 붉은 계열(오렌지, 빨강)의 색을 좋아한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모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간 3D 추적 카메라와 풍동을 설치했다. 바닥에 여러 색상의 점을 배치해 모기의 선호도를 분석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진이 풍동 속에 이산화탄소를 집어넣기 전까진 모기는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주입되자 모기의 움직임이 사뭇 달라졌다. 이산화탄소는 사람의 날숨에 포함되는 기체다.
모기는 색상에 따라 뚜렷하게 차이나는 움직임을 보였다. 녹색, 보라색, 파란색은 무시했지만 빨간색, 오렌지색, 검은색, 옥색(cyan)을 향해 날아간 것이다.
결국 모기는 후각을 먼저 활용해 목표물의 존재를 확인한 다음, 시각을 통해 보다 정확한 위치를 찾아간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왜 하필 빨간 계열 색들이 모기의 주목을 끌고 있을까?
모든 색깔은 각기 다른 빛의 파장을 가진다. 예를 들어 모기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주황색, 검은색의 경우 상대적으로 긴 파장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긴 파장의 빛을 가진 색(빨간 계열)은 사람의 피부와도 비슷하다. 결국 모기 입장에선 이산화탄소를 인지한 후, 긴 파장을 가진 빛을 따라가면 목표물인 사람의 피부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편 모기가 목표물을 포착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냄새가 있다. 후각기관이 발달한 모기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땀, 암모니아 등의 냄새를 잘 맡는 편이다.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체취가 독특한 사람은 모기의 1차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진대사가 빨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아이 역시 모기의 후각기관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한편 우리 몸에서 나는 열도 모기를 끌어들이는 단서가 된다. 술을 마시거나 운동 직후 열과 땀이 많아진 사람이 모기에 더 잘 물리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땀, 열, 체취 그리고 색상 등의 여러 요인이 모기의 취향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숨을 쉬지 않을 순 없으니, 되도록 자주 씻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그나마 모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
이왕이면 빨간옷 대신 녹색옷을 입는 것도 모기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