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청바지에 쓰이는 푸른색 염료를 이용해 더 오래 가고 안전한 대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 연구팀과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이석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 염료를 배터리 분리막에 코팅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막으로, 전해액, 양극, 음극과 더불어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다. 분리막은 액체 상태 전해질에 담겨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고, 리튬이온을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대용량 배터리는 니켈을 비롯한 전이금속이 양극 밖으로 녹아 나오는 용출 현상이 잘 일어난다. 용출된 전이금속 이온이 분리막을 통과해 음극으로 넘어가게 되면 배터리 전해액이 고갈되고, 음극 표면에 원치 않는 물질이 끼어 배터리 용량이 줄고 화재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리막으로 전이금속 이온을 포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프러시안 블루가 다양한 이온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한 방법이다.
실험 결과, 프러시안 블루로 코팅된 분리막을 쓴 경우, 일반 분리막을 쓴 배터리보다 최종 용량이 30.2% 더 높았다. 배터리 용량이 덜 감소한 것이다. 또 코팅 분리막을 쓴 경우, 배터리 음극 표면에서 니켈이 거의 관찰되지 않은 반면, 일반 분리막을 쓴 배터리의 음극에서는 다량의 니켈이 검출됐다.
또 프러시안 블루를 코팅하면 분리막의 전해액 친화성이 크게 향상돼 전지 저항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팅된 분리막은 기존 분리막 대비 3배 이상 더 많은 전해액을 머금을 수 있어 전해액 소모에 따른 배터리 수명 저하도 추가로 완화할 수 있다.
코팅법도 간단하다. 복잡하고 비싼 공정이 필요한 세라믹 코팅과 달리, 용액에 담그고 꺼내는 방법으로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얇은 프러시안 블루 막을 코팅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박창현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간단한 분리막 코팅기술로 배터리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느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에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2월 13일 나노소재 전문 학술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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