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은퇴한 네덜란드의 한 노부부가 갑작스레 화제의 중심이 되는 사건이 있었다. 3D 프린팅 공법으로 만든 집에 정식으로 입주한 유럽 최초의 사례였기 때문이다.
노부부가 입주한 주택은 마일스톤(Milestone)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어진 것이다. 3D 프린팅 주택 연구를 위해 아인트호벤 공대를 중심으로 건축 전문가들이 힘을 합쳤다.
이들의 도구는 거대한 로봇 팔과 특수 제작된 시멘트 그리고 이를 힘차게 뿜어내는 노즐이다. 마치 휘핑크림 같은 질감의 이 시멘트는 건축가의 설계에 따라 인쇄되며, 층층이 쌓여 강도를 높인다.
중요한 것은 이런 3D 프린팅 방식이 일반적인 주택 건축보다 효율적이라는 점이다.건축에 사용되는 시멘트를 줄임으로써 비용은 물론 환경적인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빨리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도 3D 프린팅 주택의 장점이다. 실제 이번 주택을 [인쇄]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5일. 프린터는 사람과 달리 먹거나 쉬지 않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
주택이 아닌 다른 건축 분야에서도 3D 프린터의 활용은 계속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GE가 진행 중인 풍력 터빈 타워 개발 프로젝트다.
풍력 터빈은 강한 바람을 받아 전기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최대한 높이 설치된다. 문제는 관련 부품 및 원자재 운송에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 시간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3D 프린터로 터빈을 제작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작년 10월 시제품을 완성한 GE는 오는 2023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성능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다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상하이의 한 공원에 설치된 길이 15.25m의 다리. ASA라는 고기능성 플라스틱과 유리섬유를 섞어 향후 30여 년은 거뜬하다고 한다.
규모는 조금 작지만, 스페인, 네덜란드에서도 3D 프린팅 다리가 건설돼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제작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적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다가올 우주 시대의 건축 공법으로서도 3D 프린팅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건축 자재들을 우주로 운반하는 것은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
실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3D 프린팅 우주 정착지 건축’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우승자는 뉴욕의 디자인 회사 ‘AI 스페이스 팩토리’.
이들은 현무암과 바이오 플라스틱 등 친환경 물질로 만든
마스하(MARSHA)라는 작품을 통해 우주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밖에도 아파트, 사무실 등 3D 프린팅 건축은 점차 우리 일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시간과 비용, 환경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 3D 프린팅 건축이 어디까지 확장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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