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정호 교수와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 스테파니 볼락 교수 공동 연구팀이 뇌 조직 절제 없이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흔히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이상 발작으로 반복적인 의식 소실과 경련, 인지기능 장애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의 25% 정도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에 해당한다.
난치성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에만 국소적으로 생긴 체성 돌연변이(일반적인 생식 유전변이와 달리 수정 후 발생하는 체세포 유전변이)에 의해 일어난다. 최근 체액 등에 남은 ‘세포 유리 DNA'(혈장이나 뇌척수액, 소변 등 체액 속에서 발견되는 단편적으로 잘린 세포 속 DNA)를 이용해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뇌혈관 장벽으로 막혀 있어 혈장에서는 세포 유리 DNA가 검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하려면 원인 유전자를 찾기 위해 뇌에서 병변 부위를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극미량의 세포 유리 DNA에서 병인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이용해 유전자를 증폭, 이 가운데 3명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서 평균 0.57%의 비율로 존재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해 냈다.
수술 없이 척추 주사를 통해 뇌척수액을 채취하는 최소한의 침습적인 방식으로도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교원 창업 기업 ‘소바젠’과 공동으로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와 진단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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