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시기다. 쾌적한 영화관 안에서 거대한 화면에 펼쳐지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쾌감은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보낸다. 게다가 이젠 시각, 청각을 넘어 후각, 촉각 등 실시간으로 영화를 체험하는 4D 시대가 열렸다.
보통 ‘영화를 본다’고 할 때의 영화는 2D(2차원, Two Dimension) 영화를 가리킨다. 그런데 입체 안경을 사용해 영화를 즐기는 3D(3차원, Three Dimension) 영화가 개발되면서 영화를 훨씬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젠 4D라 불리는 체험형 실감 영화가 개발돼 우리 곁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를 체험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해진 걸까?
전시관이나 놀이공원, 체험관 등에서 움직이는 의자를 타고 물과 바람을 맞으며 놀라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누렸던 기억이 있는가. 이런 곳을 통틀어 체험형 실감 영화관이라 하는데, 크게 라이더(Rider)와 극장용 4D로 나뉜다.
라이더는 항공기나 탱크, 자동차 등 가상공간에서 교육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가상 시뮬레이터로, 예전부터 많이 사용하던 방식이다. 주로 유압(Oil Pressure)을 사용하고 6축의 구조를 가지며 상․하․전․후․좌․우 평형이동 등 많은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약간 딱딱한 의자를 사용해서 관객들이 최대한 많은 느낌을 받도록 설계되며 안전벨트를 사용할 정도로 움직임이 매우 강하다. 대부분 10분 이내의 라이더 전용 3D 입체 영상으로 체험하며, 주로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가 연상되는 장면이 사용된다. 하나의 세트가 6석 이상의 좌석을 가지며, 의자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의자를 지지하는 바닥 전체를 움직인다.
극장용 4D는 보통 공압(Air Pressure)식과 전동식으로 설계되며 협소한 공간에서 효과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 위해 3축을 사용한다. 3축은 6축과 움직임은 동일하지만 평형이동이 안 된다. 보통 1시간 30분 이상을 앉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구조의 의자로 설계되며, 대체로 안전벨트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의자 아래 공간에 많은 장치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작고 가볍게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가장 중요한 시각 장치가 있다. 2D와 3D로 구분되며 번개효과를 낼 수 있는 스트로브 라이트가 있다. 이는 고급 카메라의 플래시 같은 장비로 관객들의 시야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설치하며, 번개 또는 충격적인 사고 장면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관람실의 분위기는 LED 조명이 만들어 준다. 보통 1,600만 개의 색상을 만들어 내며 햇살의 눈부심이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때 사용된다. 이 밖에도 비눗방울을 발생시키는 버블 장치, 안개를 만드는 포그 장치, 환상적인 모습의 레이저빔 장치,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눈(Snow) 장치 등이 있다.
청각 장치로는 스피커가 있다. 가슴을 울리는 웅장한 소리야 말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누군가 나에게만 속삭여주는 듯한 청각 장치가 있다면? 의자의 가장 위쪽에 작은 스피커를 설치해 내 귀에 속삭이듯 음성이 나오게 하면 무서운 장면에서 관객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비명을 지르게 된다.
후각 장치로는 발향기가 있다. 전쟁터의 화약 냄새, 싱그러운 꽃향기, 스컹크의 고약한 방구냄새 등 미리 설정된 냄새로 관람객의 코를 자극한다.
4D를 말할 때 보통 촉각이 대표적인 느낌이라 할 정도로 촉각과 관련된 장치는 종류가 많다. 하늘을 날 때 바람을 내보내는 팬 장치, 폭탄이 터질 때 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공기 발사기, 공룡이 기침할 때 콧물이 튀는 물 발사기, 들판에 쥐가 지날 때 나의 발목을 스치는 다리 간지럼 장치,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아래로 떨어질 때 아찔한 모션 의자의 낙하 운동, 공포영화 관람 중 갑자기 옆구리를 찌르는 솔레노이드 장치,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처럼 몸을 떨어주는 진동 스피커,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장면에서 뜨거운 열기를 느끼게 해주는 히터 장치 등 촉각체험을 위한 장치들이 많이 개발돼 있다.
이 장치들은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고, 또 어떤 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걸까. 기준은 영상이 재생되는 시간이며, 영상을 재생하면 미디어서버라는 장치에서 외부 장치로 년도+월+일+시간+분+초+프레임의 데이터를 출력해준다. 이 시간정보를 기준으로 미리 프로그래밍된 시간에 대해 각각의 장치에 명령을 전송한다. 그 다음 미리 프로그래밍 하는 사람을 코딩하는 사람인 코더(Coder)는 조이스틱과 같은 모션 입력 장치를 이용해 의자의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낸다. 이때 모션 입력장치의 데이터를 컴퓨터에서 시간대별로 저장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번개, 바람, 간지럼, 찌르기 등의 효과를 추가로 삽입해 완성된 코딩을 만든다. 이때 만들어진 데이터를 4D용 메타데이터라고 부른다.(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해서 시간대 별로 정렬시켜 완성하기도 한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난 후 영화가 재생되면 미디어서버에서 시간에 따라 정해진 정보를 분석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체감 장치에 통신으로 명령을 내린다.
한 편의 체험형 영화가 완성되는 데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자, 영상을 제작하는 그래픽 기술자와 소리를 담당하는 오디오 기술자,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실감형 장치를 만들어 내는 하드웨어 기술자, 영화에 맞게 실감형 장치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 코더, 영화와 실감형 장치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 다양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업과 기술의 융합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영화의 발전 뒤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글 : 서영동 (주)창진알앤디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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