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보습크림, 영양크림 추천이요!’
‘남성화장품으로 피부미남이 되고 싶습니다. 효과 좋은 제품 알려주세요~.’
‘20대 남성 화장품 고르는 법과 피부 관리법 알려주세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연일 올라오는 남성 화장품에 대한 질문들은 피부 미남을 향한 남자들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화장품 업계도 송중기, 장근석, 유노윤호 등 꽃미남 연예인을 내세우며 남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세수가 피부 관리의 전부(?)였던 많은 남자들에게 고가의 화장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때 노리는 것이 아내나 엄마의 화장대다. ‘고가인 만큼 효과도 좋겠지~,’ 라는 생각에 듬뿍 발라보지만 영 신통찮다. 심지어 트러블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유가 뭘까. 답은 남자의 피부구조와 호르몬에 있다.
∎남자에게 여성화장품은 개기름(?)만 늘린다
남성의 피부는 기름지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피지선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남성의 피지 분비량은 여성의 5배다. 피지의 양이 많아지면 피부는 번들거리며 모공이 커진다. 커진 모공에 미생물이 많이 살면서 여드름이나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문제는 뽀송뽀송하고 깨끗한 피부를 기대하며 바른 비싼 엄마의 화장품이다.
보통 40~50대 여성의 화장품은 유분 함량이 높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의 피부는 수분과 함께 피부에 윤기를 주는 유분도 줄어든다. 따라서 남성이 중년층의 여성 화장품을 바르는 건 기름 위에 참기름을 한번 덧칠하는 것과 같다. 오히려 번들거리는 피부에 더 많은 유분을 공급하는 셈이다.
이럴 땐 여자의 화장품을 탐내기보다 여자의 이중세안법을 따라해 보자. 여자들은 남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비누와 클렌징폼을 이용한 세안 전에 유성세안을 한다. 오일이 포함된 클렌징 제품을 이용해 비누처럼 피부에 문지른 뒤 휴지로 닦아내는 것이다. 화장품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돼 있어 비누와 물만으로는 말끔히 닦아 낼 수 없다. 모공에 남아있는 화장품이나 먼지 등 잔여물질이 피지와 만나면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깨끗한 피부를 위해서는 철저한 세안이 우선이다.
∎콜라겐 팩은 여자에게 양보하고 수분팩을 챙겨라
남자의 피부는 두껍다. 정확히 말하면 표피층이 두껍다. 여자의 피부 두께가 A4용지 한 장이라면 남자는 6장 두께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콜라겐의 합성을 왕성하게 일으키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피부에 탄력을 주고 두께를 두껍게 한다. 따라서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탄력이 있고 주름이 나타나는 시기도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늦다. 하지만 주름이 한번 생기면 피부 두께만큼 더 깊고 짙어진다.
반면 피부의 수분 함유량은 여성의 1/3정도로 건조하다. 게다가 매일 하는 면도는 피부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각질층의 일부를 깎아 내 더 쉽게 수분을 날려 보낸다. 음주도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주성분인 알코올이 몸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수록 목이 마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술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는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생성을 감소시켜 잔주름과 기미를 유발한다.
여성의 피부가 남성에 비해 촉촉한 이유는 호르몬에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히알루론산의 합성을 돕는데, 이 물질은 주변의 수분을 끌어당겨 머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의 팁이 나온다. 남성이라면 콜라겐보다는 수분을 탐하자. 그리고 이왕이면 남성용 수분제품을 챙기자. 앞서 설명했듯 남성의 표피층은 여성보다 두껍기 때문에 여성용 화장품을 발랐을 때 성분이 진짜 작용해야 할 곳에 흡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표피층 아래 진피층에 작용하는 여성용 화장품을 발랐다고 가정해보자. 남성의 경우는 성분이 진피층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표피층 중간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히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라
남자의 피부는 검다. 여자에 비해 남자는 대체적으로 약간 불그스름하며 검은색에 가까운 피부를 가진 사람이 많다. 자외선 노출이 많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피부가 검은 경우도 있지만 다수는 후천적인 영향이 크다. 특히 남자들은 야외활동이 많아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거나 별도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이 아주 심하다. 여성용 화장품을 탐내기 전에 외출 전 꼭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자.
Bonus tip. 담배의 단짝은 칙칙한 피부!
맑은 피부를 원하는 흡연자가 있다면 금연부터 실천해 보자. 담배에 있는 니코틴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를 검고 칙칙하게 만든다. 또 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유해산소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탄력 섬유를 파괴시켜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주름의 생성을 촉진한다.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주름살이 3~5배 많다. 남자를 위한 피부 관리, 남녀차이를 과학적으로 명확히 알고 관리한다면 당신도 피부미남이 될 수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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