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빙글빙글~색팽이로 배우는 착시의 세계 (KISTI)

조조다음 2013. 3. 8. 22:10

 

 

 

빨․주․노․초․파․남․보…. 우리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의 영역인 가시광선은 7가지 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흰색, 검정색, 회색 등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은 그보다 훨씬 많다. 두 개 이상의 물감을 섞어 새로운 색을 얻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개의 색을 섞으면 새로운 색이 만들어진다.

기본적으로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을 비율을 달리 해 섞으면 가장 많은 색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색을 섞어서 이 세 가지 색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을 1차색이라고 하며 ‘색의 3원색’이라고도 한다.

색의 3원색을 섞으면 어떤 색이 만들어질까. 물감을 섞듯 색을 섞을 수 있는 팽이를 만들어 색의 혼합에 대해 알아보자.


[교과과정]
초등 3-2 빛과 그림자
초등 6-1 우리의 몸
중 1 빛과 파동

[학습주제]
색의 삼원색과 빛의 삼원색 이해하기
착시현상 이해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 실험 참고사항 : 실을 충분히 감아 팽이를 빠르게 돌려야 색이 잘 섞여 보입니다.
실을 끼우는 양쪽 구멍의 간격이 너무 넓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색팽이의 양쪽 실 끝을 잡고 빙빙 돌린 후 팽팽히 당기면 색팽이가 회전하면서 빨강, 파랑, 노랑 각각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던 색들이 섞여 보인다. 색은 감산혼합으로 혼합하는 색의 수가 많을수록 명도가 낮아지는데, 이는 색을 혼합할수록 그만큼 빛의 양이 줄어서 어두워지기 때문이다.(반대로 빛은 가산혼합이어서 여러 빛을 혼합할수록 명도가 높아진다.) 세 가지 색이 동일한 비율로 섞이면 가장 어두운 검정색이 된다.

그런데 팽이가 회전할 때 각각의 색이 어떻게 섞여 보이는 걸까?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가 세 가지 색이 섞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물을 보고 그 색을 인지하는 건 최종적으로 우리 뇌가 하는 일이다. 우리의 눈은 단지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할 뿐이다.

우리의 눈은 어떤 물체가 눈앞에서 사라져도 약 20분의 1초가량 그 물체의 형태와 색이 남는다. 회전하는 색팽이를 관찰하면 처음 본 색 위에 다른 색이 겹쳐져 보인다. 팽이가 빠르게 회전할수록 뇌는 세 가지 색이 섞여 만들어진 새로운 색의 팽이로 착각하게 된다. 이렇듯 뇌가 착각을 일으켜 정보를 잘못 해석하는 현상을 ‘착시’라고 한다.

착시 현상은 색깔뿐 아니라 사물의 크기나 생김새 등을 착각했을 때도 나타난다. 빛의 밝기나 빛깔의 대비, 혹은 원근감의 차이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우리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이유도 뇌가 착각을 일으킨 덕분, 즉 착시 현상 덕분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조금씩 다른 정지된 영상을 빠르게 연속적으로 보여주는데, 이를 본 우리의 뇌는 연속된 움직임으로 인식하게 된다.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그림들도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테면 같은 길이의 선분이 두 개 있는데 선분의 양 끝으로 화살표가 그려진 선분은 길이가 더 짧아 보이고, 양 끝으로 바깥을 향하는 화살표가 그려진 선분은 길이가 더 길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술잔으로, 또 어떻게 보면 두 명의 옆모습으로 보이는 그림도 있다. 검은 바탕에 하얀 격자가 들어간 그림은 마치 하얀 길 사이에 검은 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의 검은 색 때문에 눈이 착각을 일으켜 없는 점을 보게 되는 것이다.

착시를 이용한 그림으로 유명해진 작가도 있다. 네덜란드의 화가 모리츠 에셔는 1층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올라갈 수 있는 2층, 공간을 무시하고 늘어서 있는 기둥들, 안과 밖이 군데군데 뒤바뀐 탑 등 다양한 착시 그림을 그렸다.

우리 생활에서도 착시 현상은 일어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제주도의 ‘도깨비 도로’다. 이 도로에 물체를 놓아두면 물체가 마치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처럼 보여 ‘신비의 도로’라고도 불린다. 알고 보면 내리막길인 이 도로는 주변 지형에 의해 오르막길처럼 보이는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