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사회생물학의 아버지' 에드워드 윌슨, 자연으로 돌아가다

조조다음 2022. 3. 4. 06:30

현대의 찰스 다윈, 생물다양성의 아버지, 통섭의 선구자
작년 12월 26일 향년 92세로 세상을 뜬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교수를 일컫는 말이다.
그는 1956년부터 하버드대 교수로 지내며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400종 이상의 개미를 발견할 것이다. 페로몬을 통한 개미의 의사소통 과정을 밝혀내기도 했다.
윌슨 교수를 특히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가 펴낸 수많은 저작이다. 그는 평생 30여 권의 책을 썼으며, 이를 통해 과학계와 우리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졌다. 퓰리처상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중 1975년 출간된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은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대표작이다. 인류의 다양한 사회적 행동을 진화와 유전자라는 관점에서 조망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 행동은 유전자의 선택으로 결정된다”는 일부 해석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많은 이들은 그의 이론에 대해 성, 인종 차별의 여지가 있다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한 시위자로부터 얼음물 세례를 받는 수모까지 당했다.
 
수많은 논란에도 윌슨 교수의 연구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1978년 또 하나의 대표작 [인간 본성에 대하여]를 출간하며
자신의 이론을 좀 더 다듬어 대중에게 제시하고자 했다.
 
한편 국내에서 윌슨 교수는 [통섭]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1988년 출간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은 학문간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전 세계에 전했다.
 
윌슨 교수가 제시한 통섭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하려는 혁신적 시도였다. 그는 사회과학, 종교, 윤리, 예술 등이 과학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됐는지 설명하며 진정한 융합의 장을 열고자 했다.
 
[통섭: 지식의 대통합]은 2005년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돼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점차 파편화되는 학문 간 만남을 이어주는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지금까지 남아 많은 융합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윌슨 교수는 생물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명의 학자로서, 뛰어난 저술가로서 현대 사회에 깊은 족적을 남긴 것이다.
 
은퇴 후에는 지구의 절반을 보호하자는 [하프 어스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는 육지와 바다 절반을 인간이 없는
보호구역으로 설정하자는 과감한 주장이다.
 
다소 황당한 주장일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만큼 인간이 생물다양성을 위협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저서 [지구의 절반]을 통해 인간 활동으로 인한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거침없는 학문적 주장과 새로운 화두 제시는 그를 가장 위대한 다윈의 후계자로 손꼽히게 만들었다. 가장 위대한 점은 그가 일정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적인 탐구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윌슨 교수의 제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그의 이념과 사상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윌슨 교수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그의 말과 행동, 저서는 그대로 남아 우리에게 크나큰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