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대상으로 한 사회심리학 실험은 우리 마음과 행동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을 알려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단지 죄수와 교도관의 역할을 연기했을 뿐인데, 교도관의 폭력으로 실험이 중지된 스탠퍼드 감옥 실험.
아동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참으면 두 배를 준다고 했을 때 참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학업성취도가 높았다는 마시멜로 실험.
이런 실험들은 아주 유명해져서 수많은 책과 방송, 강연에 인용되기도 했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과연 이 실험들이 사실일까? 다시 재현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이 실험들을 똑같은 조건으로 다시 재현하자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실험이 뭔가 잘못됐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심리학 실험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먼저 심리학 실험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연구자의 편견이 개입될 수 있습니다.
스탠퍼드 감옥 실험에서는 연구 책임자인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교도관 역할을 맡은 참가자에게 미리 죄수 역할 참가자들을 억압하라고 사전에 교육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기에 재현 실험에서는 상하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그저 역할에 따라 행동하는 꼭두각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또한 심리학 실험은 복잡한 환경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실험의 편의를 위해 사회경제적 배경 같은 조건을 배제할 때가 있죠.
마시멜로 실험에서 눈앞의 마시멜로를 참는 것은 자기통제력보다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부모의 경제적 수준이 낮은 아이들은 음식이 미래에도 넉넉할 것이라는 경험이 없기에 바로 먹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이죠,
이렇게 자연 현상과 달리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측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늘 어떤 행동의 근저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른 요소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심리학 실험을 볼 때는 다소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인간이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 실험 하나만으로는 인간의 복잡함을 모두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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