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포스텍(POSTECH) 공동 연구팀이 전자부품제조기업인 클랩(CLAP)과 함께 기존보다 두께를 크게 줄이고 전면으로 인식 범위를 넓힌 지문 센서를 개발했다.
지문 인식 기술은 사용 거부감이 적고 보안성도 높은 데다 인식 속도가 빨라 ATM, 스마트폰 등 많은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주로 지문 인식은 손에 빛을 쏘면 센서가 지문 굴곡으로 인해 달라지는 음영을 수집해 이미지로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방식의 장치는 크게 ‘광센서’와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어레이’로 구성된다. 광센서는 빛의 음영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고,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어레이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지문을 이미지로 추출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광센서를 만드는 데 주로 실리콘을 사용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비스플루로페닐 아자이드’라는 물질을 도핑한 유기물을 사용했다. 유기물은 실리콘보다 빛 흡수력이 크기 때문에 실리콘보다 작은 두께로도 광센서를 만들 수 있다. 또 실리콘은 흡수할 수 있는 빛을 파장대별로 구별하기 위해 컬러 필터를 추가해야 하지만, 유기물은 그럴 필요가 없다. 덕분에 두께를 대폭 줄이면서 센서 모듈 부피를 작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위 소자에 영향을 받아 화질이 저하되는 현상인 소자 간섭도 줄일 수 있어 필름형 지문 센서 제작에 유리하다.
또 연구팀은 빛을 위에서 받는 형태의 광센서를 만들었다. 이는 빛을 아래에서 받는 기존 방식보다 두께가 줄고 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지문 센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피를 대폭 줄이면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화면 일부만이 아닌 화면의 모든 부분에 지문 인식 기능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활용도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한 지문인식 센서는 이미 기존에 널리 쓰이는 제조공정을 사용해 제작할 수 있어 실제 제품에도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TRI 박영삼 책임연구원은 “지문인식 센서가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며 개발된 고성능 필름형 지문 센서는 스마트폰, 노트북, ATM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되어 국민들이 쉽고 안전한 인증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 9월 18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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