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생선, 고기, 우유, 커피… 지속가능한 [Made in 실험실] 음식이 온다(KISTI)

조조다음 2021. 12. 22. 06:30
생선=바다, 우유=젖소, 커피=나무 …
우리가 먹는 음식 대부분은 특정한 장소나 생물로부터 얻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상식을 거부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핀란드 VTT 기술연구센터는 문자 그대로 실험실에서 커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바로 커피나무 잎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하는 것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추출한 세포를 영양액이 있는 생물반응기에 넣으면 알아서 증식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건조하면 일반 아라비카 커피와 맛과 향이 비슷한 실험실 커피가 탄생하게 된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적절한 커피 경작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그렇다고 새로운 경작지를 만드는 것은 삼림을 훼손하고,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결국 실험실 배양 커피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커피 산업의 고질적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평이다.
 
생선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참치는 심각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얼마 전 남방참다랑어를 심각한 위기종(CR), 대서양참다랑어는 멸종 위기종(EN)으로 분류했다.
 
이에 미국 핀리스푸드 사는 남획과 멸종 걱정이 없는 인공참치를 개발하고 있다. 커피와 마찬가지로 참치의 체세포를 인공배양기에 넣고, 이를 배양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회사는 조만간 시식회를 거쳐 실제 식당에 해당 제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인공배양 생선을 만나볼 수 있다. 작년부터 풀무원이 미국의 스타트업 블루날루와 업무협약을 맺고 참치, 부시리 등의 실험실 생산에 돌입한 것. 이미 시식회를 통해 그 맛을 확인한 블루날루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에 한창이다.
 
AI를 활용해 만들어진 인공우유도 있다. 칠레 스타트업 낫코의 낫밀크다. 낫코는 주세페라는 AI를 통해 수천 개가 넘는 식물성 재료를 조합, 실제 우유와 유사한 맛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파인애플, 코코넛, 양배추 등 그 성분도 다양하다.
 
낫밀크는 칠레는 물론 미국, 프랑스, 브라질 진출에도 성공하며 많은 호평을 듣고 있다. 실제 시음회 결과를 바탕으로 AI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최적의 배합을 찾아낸 덕분이다. 
 
한편 실험실 음식의 선두주자격인 배양육은 이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싱가포르에서 불어왔다. 2020년 말 배양육 닭고기 너겟에 대한 소비자 판매를 허용한 것이다.
 
이로써 싱가포르 식당에선 배양육 요리가 정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최근엔 이스라엘 기업 퓨처미트 테크놀로지스가 세계 최초로 배양육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퓨처미트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이 공장은 하루에 배양육 500kg을 생산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생산과정이 기존 육류보다 빠르고, 친환경적이라는 사실. 생산 주기는 약 20배 빠르고,  온실가스 감축은 80%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게 인공적인 음식 생산이 늘어나며, 그간 농경과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 역시 한층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맛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확보한 미래식품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