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한국, 전 세계 다섯 번째로 세계협정시 생성에 참여

조조다음 2021. 12. 11. 06:30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서 자체 개발한 이터븀 광시계 ‘KRISS-Yb1’이 전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세계협정시 생성에 참여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일본·미국·이탈리아에 이어 광시계로 세계협정시 생성에 기여한 다섯 번째 나라가 됐다.
 
세계협정시(Coordinated Universal Time, UTC)란 전세계가 같은 시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동기화된 과학적 시간의 표준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이를 이용해 1초 시각을 맞추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통신, 네비게이션 등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현재는 마이크로파 세슘원자시계를 이용해 1초를 정의하고 있다. 원자에서 내보내는 진동수를 기준으로 삼는 것을 원자시계라고 하는데, 이중 세슘(Cs) 원자를 사용하는 세슘원자시계가 1967년부터 국제표준으로 채택돼 쓰이고 있다. 세슘원자시계는 1초에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한다.
 
그런데 2016년 이후 이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광시계가 개발됐다. 광시계는 전후, 좌우, 상하의 여섯 방향에서 레이저를 쏘아 원자를 냉각하여 레이저 광격자에 가둔 후, 원자의 고유 진동수와 동일한 주파수를 발생시킴으로써 정확한 1초를 만들 수 있다. 광시계에 쓰이는 원자는 이터븀(Yb), 스트론튬(Sr), 수은(Hg) 등이 있다. 각 나라별로 다른 원자를 이용해 광시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은 이터븀 광시계를 연구하고 있다. 광시계의 진동수는 1초에 518조 2958억 3659만 863.6번으로, 세슘원자시계보다 100배 이상 성능이 향상돼 2030년 경에는 광시계를 이용해 초가 재정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협정시 생성에 참여하려면 자국의 기술력으로 시계를 보유해야 하고, 그 값이 정확하고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세계협정시의 생성을 관장하고 있는 국제도량형국(BIPM)에 6개월 이상의 측정값을 제출하면 엄밀한 심사를 거쳐 승인된다. 
 
KRISS 시간표준그룹 원자기반양자표준팀은 2014년 최초 개발한 이터븀 광시계 KRISS-Yb1의 성능을 기존보다 20배 이상 향상해 세계협정시에 참여하는 데 성공했다. KRISS-Yb1은 20억 년 동안에 1초 정도의 오차를 가질 만큼 정확하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4개월 동안 현재 초의 정의 한계에 근접한 정확도로 절대주파수를 측정했다.
 
앞으로 ‘KRISS-Yb1’은 세계협정시 생성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시간의 표준인 UTC(KRIS)의 생성에도 이용될 예정이다. KRISS 시간표준그룹 이원규 책임연구원은 “2030년경에 있을 초의 재정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정밀과학 발전의 초석을 다지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측정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메트롤로지아’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