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創業)은 쉬우나 수성(守成)은 어렵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모든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뇌 신호로 이를 증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해 경쟁에서 목표물을 얻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쟁’은 대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지만, 대뇌 전두엽의 안쪽 부분이 관련 있다고 알려졌을 뿐 신경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기존의 뇌 신호 측정 도구는 대부분 유선인데다 무거워 동물실험에 한계가 많았고, 무선 시스템도 신호 간섭 때문에 여러 동물이 필요한 사회성 실험에는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은 블루투스 무선통신과 신호 분석 칩을 적용해 여러 생쥐의 뇌 활동을 무선으로 동시에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다. 매우 작고 가벼워 동물의 행동에 제약을 주지도 않는다.
연구팀은 공복 상태의 생쥐 두 마리에 이 시스템을 장착해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직사각형 상자 안에 두 마리 생쥐가 동시에 들어가면, 맞은 편에 먹이를 두어 경쟁하게 했다. 분석 결과, 먹이를 뺏거나 지킬 때 뇌 활동이 활발해졌는데, 특히 상대의 먹이를 뺏고 이를 지키는 행동을 할 때 뇌 활동이 더 격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할 때 목표물을 쟁취하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힘들고 중요하다는 뜻이다.
연구에 참여한 신희섭 IBS 명예연구위원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 간 경쟁에서 중요한 행동 유형을 발견하고, 그에 따른 뇌 신호를 관찰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경쟁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성 연구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10월 5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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