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솔직함, 신뢰, 친밀, 신중 이런 것들은 성숙한 사람의 덕목이다

조조다음 2021. 7. 20. 06:30

권태보다는 차라리 야만이 낫다(테오필 고티에)  - 6쪽

 

진정성이란 그게 뭐든간에 사람들은 그것을 확실히 원하며 그게 아닌 것이 무엇이든지를 짚어내 그 반대로 이해되는 것이 최적인 용어다.  - 13쪽

 

무엇보다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 그러면 마치 낮에 이어 밤이 오듯 너는 누구에게도 거짓될 수 없다.  - 17쪽

 

대단한 거짓말이나 시스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은 무관심할 뿐이다.  - 31쪽

 

과학은 헤아릴 수 없는 신비한 힘이 작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계산으로 파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건 세상에 대한 환멸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신비한 힘의 존재를 믿었던 야만인처럼 혼령을 조정하거나 그들에게 애원하는 방법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기술과 계산이 그 일을 대행한다(베버)  - 38쪽

 

혁신은 전염된다. 주어진 기술에 내재된 원리들은 수많은 형태를 띨 수 있고 수많은 사용자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 50쪽

 

루소에게 자부심은 인간 타락 이전의 일이 아니라 자부심 그 자체가 타락이었다.  - 73쪽

 

우리는 스스로를 자연 바깥에 위치시킴으로써 삶을 추상화한다. 그러다 보니 도시화된 우리 정신이 경제 건강이나 생태 건강을 지탱하는 핵심 원리와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조화가 바로 그 핵심원리다.  - 82쪽

 

자신이 진정 누구냐 하는 문제는 사회생활에서 쓰는 가면과 맡은 역할을 전부 벗어버리고 사소한 경쟁과 게임에서 물러나 사회의 헛된 요구가 아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쫓을 때 비로소 규명될 수 있다.  - 87쪽

 

동일한 복제를 무제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예술품이 등장하면서 무엇이 원본인지는 더 이상 문제되지 않는다. - 116쪽

 

헛소리는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가리는 게임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 헛소리가 중요시하는 미덕은 정확성이 아니라 진정성이다. 헛소리 치는 사람들은 세상을 정확히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자기가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려 애쓴다.  - 136쪽

 

약탈문화로의 이행은 자연환경에 대한 고투가 인간관계에 대한 고투로 전환되는 것(베블런)  - 140쪽

 

진정성과 위장된 진정성의 갈등은 전통 부자와 신흥 부자, 정통 귀족과 신흥 지배층, 쿨한 사람과 쿨하려고 애쓰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해온 오랜 적대의식의 재탕일 뿐이다.  - 157쪽

 

위작자는 자기 것을 남의 것인 양 하는 데 반해 표절은 남의 것을 자기 것인 척 한다. 표절이나 위작은 돈문제이면서 도덕의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끈다.  - 167쪽

 

솔직함, 신뢰, 친밀, 신중 이런 것들은 성숙한 사람의 덕목이다.  - 193쪽

 

정당을 불신하는 것은 정치 직능을 사기업의 마케팅쯤으로 생각하는 정치 홍보 전문가와 여론조사 기관들에게 좌우당해 천박하게 이미지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 198쪽

 

정치에서 우리가 원하지만 얻지 못하고 있는 진정성은 매개되지 않고 홍보되지 않고 고안된 메시지 따위에 좌우되지 않는 결속감이다.  - 204쪽

 

정치판에서 유일한 보상은 권력이다. 제로섬 게임으로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경쟁자를 헐뜯어도 (상업적 영역처럼)시장의 규모가 줄어들 위험이 없다.  - 229쪽

 

문화?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게 바로 문화(살아 있는 전통이 박물관용으로 변질되고 있다)  - 236쪽

 

건강한 문화는 건강한 사람과 같다. 끊임없이 변하고 자라고 진화하지만 그 와중에도 일관성을 잃지 않는다.  - 239쪽

 

세계화 추세 속에 전통의 주요 요소들은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근대와 경제 개발은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공동체주의의 문화 정체성 보존 욕망과 자유주의적 세계시민주의 사이의 깊은 모순을 보여준다.  - 268쪽

 

세계시민주의의 핵심 도덕으로 포괄적 관용에 기초한 보편주의와 모든 인간은 중요하며, 우리가 타인에 지는 의무의 범위는 피부색, 언어, 인종, 종교 등과는 무관하다는 신념이다, 그와 함께 다원주의가 존중된다.  - 269쪽

 

이 여자가 더 예쁘고 저 여자가 덜 예쁘다는 관념은 사회질서에 의해 날조된 수구적 집단환각이다(나오미 울프)  - 300쪽

 

근대를 부정하고 과거에 대한 향수와 폭력에 호소하는 행태는 규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진정성 추구라는 대안 역시 혼란만 야기하고 성공할 수 없는 허구일 뿐임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306쪽

 

진정성 허구를 꿰뚫어보기 위해서는 근대와 화해하고 지난 250년이 비극적 실수가 아니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지만 적어도 총체적으로 봤을 때 근대를 끝장내고 후진해 향수에 젖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잘못임을 인정해야 한다.  - 314쪽

 

사람들은 진정성을 당연히 좋은 것으로 여긴다. 일반인 다수가 생각하는 진정성이란 스스로에게 진실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 자기 행동이 외부에 미치는 결과를 의식하고 타인과 자연을 배려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시도다. 그런 시도는 물론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행위의 작동방식은 결코 단순하지 않아서 종종 다면적이고 모순된 결과를 야기한다. 의도가 좋았다 하더라도 의외의 부작용을 낼 때가 생각보다 흔하다. 각 개인의 의도가 순수하고 진지하다 해도 그 행위의 총합이 의도했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야 한다.  - 319쪽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엔드류 포터, 노시내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