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무시무시한 뇌 전기자극, 우울증 치료에 효과 있다? (KISTI)

조조다음 2020. 10. 21. 06:30

음산한 정신병원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에는 꼭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환자를 묶은 채 머리에 이상한 장치를 씌우고, 전기를 흘려보내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장면이죠.

이런 장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뇌에 전기자극을 주는 것을 고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뇌 전기자극은 실제로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정식 치료법입니다!

정식 명칭은 전기 충격 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이라 하며 1938년에 최초로 시행되었어요. ECT는 우울증 치료할 때 약물치료과 그 효과가 동등하거나 더 낫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안정성이 입증되었죠.

그럼 뇌에 전기자극을 준다는 발상은 어떻게 하게 된 걸까요? 우울증 치료 역사에 따르면 뇌전증으로 발작을 경험한 환자 중에 우울증이 해소된 사례가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뇌에 인공적인 발작을 일으키면 우울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치료 방법은 이렇습니다. 환자에게는 마취를 합니다. 그리고 머리에 전극을 대고 작은 용량의 전류를 흘려줍니다. 약 1초 정도 짧은 시간 간격으로 전류를 다단계로 배출하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몸의 경련은 일어나지 않아요.

ECT가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여러 연구에서는 ECT가 우울증 발병과 관련된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이란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신호입니다.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다른 세포를 통제하거나 몸의 생리적인 변화를 만들죠. 신경세포전달과정 자막: 신경세포에 있는 시냅스라는 곳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면 다른 신경 세포에 있는 수용기로 들어간다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행복이나 긍정성 같은 감정과 관련 있다고 해요. 그래서 세로토닌 분비가 억제되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최근의 과학 연구는 뇌 전기자극이 우울증뿐만 아니라 기억력 같은 인지능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연구팀은 노인에게 헬맷형 전기자극 장치를 씌워 전기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화면으로 그림을 보여준 뒤, 처음 그림을 미세하게 바꾼 후 그림을 다시 보여주고 뭐가 달라졌는지 물었죠. 그 결과 노인의 기억력이 청년만큼이나 올라갔습니다!

연구팀은 전기자극이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를 활성화해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언젠가 치매 치료에도 전기자극이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전기자극 요법을 치매 치료로 확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죠. 어쩌면 치매 정복의 날이 금방 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