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80여 년 전, 일본 홋카이도에는 눈(雪)에 대한 연구로 한창인 과학자가 있었다. 겨울이면 홋카이도에서 지겨울 정도로 많이 볼 수 있던 눈은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연구 재료였다. 당시 연구 장비로는 카메라와 현미경이 전부였다. 그는 홋카이도대학과 해발 2,000m가 넘는 산 중턱 등에서 직접 눈 사진을 찍으며 눈 결정 구조를 연구하는데 몰두했다. 이렇게 찍은 눈 결정 사진은 2년간 3,000여 종류에 이른다.
그는 또 각기 다른 온도와 습도에서 수많은 눈 결정을 키우는 실험을 진행하며 온도나 습도에 따라 눈 결정 구조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1936년 세계 최초로 인공눈 결정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자신의 전공이었던 핵물리학을 뒤로 하고 홋카이도에서 평생 눈 연구에만 매진한 인물, ‘나카야 우키치로’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눈 덕분에 오늘날에는 눈이 오지 않아도 눈을 볼 수 있다.
인공 제설기 없이도 간단히 인공눈을 만들 수 있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인공눈, 바로 이 ‘재료’만 있으면 가능하다!
[교과과정]
초등 3-1 우리 생활과 물질
초등 4-1 모습을 바꾸는 물
중 2 우리 주위의 화합물
[학습주제]
물의 상태변화 이해하기
폴리아크릴산나트륨 특성 알아보기
인공눈 제작 원리 이해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주의 사항>
* 인공 눈가루는 인터넷 과학사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인공 눈가루를 입에 넣거나 먹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인공 눈가루에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젤처럼 변하니 주의하세요.
▪ 딱딱한 가루에서 보들보들한 눈가루로
실험에서 인공 눈가루에 물을 부으면 건조하고 딱딱하던 가루가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반응속도가 빨라서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데, 이때 막대로 저어주면 가루들이 마치 눈이 쌓이듯 소복하게 컵을 채워 온다. 손으로 가루를 만져보면 보들보들하고 시원해, 마치 눈을 만지는 것과 비슷한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실험에 사용된 인공 눈가루의 정체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Sodium Polyacrylate)’이다. 이 성분은 백색의 가루로, 점성이 크고 물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물을 부었을 때 이를 모두 흡수하면서 가루 자체의 크기가 커진 것이다.
이렇게 부풀어 오른 인공 눈가루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건조시키면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원래의 가루로 돌아간다.
▪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의 응용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은 현재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물을 잘 흡수하는 성질 덕분에 기저귀 등의 습윤제로, 또 식품의 점도를 높이거나 촉감을 향상시키는 성질 덕분에 식품첨가물로도 많이 사용된다. 특히 밀가루 속 단백질의 점착력을 강화시키고 반죽 중 수분의 함량을 일정하게 유지해 오랫동안 촉촉하게 해 주기 때문에 빵이나 케이크, 마카로니, 스파게티 등에 많이 첨가된다.
열에도 강해(섭씨 약 300도까지 분해되지 않음) 가열처리가 필요한 식품에도 사용할 수 있으다. 그밖에 케첩, 마요네즈, 소스나 아이스크림, 캐러멜 등에도 첨가된다. 단,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을 첨가할 때는 식품의 0.2% 이하로 사용해야 한다.
▪ 실제 인공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눈이 오지 않는 3월에도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인공눈 덕분이다. 실제 인공눈은 제설기로 만들어진다. 제설기는 아주 작은 입자로 된 물을 공중에 뿌리고 땅에 떨어지기 전에 얼려서 인공눈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제설기를 작동할 때는 일반적으로 기온이 영하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섭씨 3도만 넘지 않으면 인공눈을 만들 수 있다. 습도가 낮으면 물이 얼음이 되는 온도인 0도보다 조금 높아도 눈을 만들 수 있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눈은 자연눈과는 다른 성질을 갖는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육각형의 결정 구조를 가지지만 인공눈은 결정이 생길 충분한 시간 없이 빠르게 얼기 때문에 단순한 결정구조를 갖는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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