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떠오르는 신생기업 (주)미래㏇의 면접시험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1차 면접은 ‘자신만의 요리’. 네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시험장에 마련돼 있는 100여 가지의 재료를 가지고 자기 팀만의 독특한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평가 기준은 요리의 독창성과 팀워크다. 기존의 요리를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지구상에 없는 독특한 요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양식과 한식의 결합이 될 수도 있고, 일식과 중식의 결합이 될 수도 있다. 거기다 맛까지 좋으면 금상첨화다. 입사준비생들은 요리를 전문으로 해본 적은 없지만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며 독창적인 요리들을 만들어 내려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 소스를 새롭게 만들어 기존의 요리에 접목시키거나 ‘짬뽕 스파게티’, ‘다슬기 피자’, ‘막걸리 푸딩’ 등 엉뚱한 요리가 나오기도 한다.
요리가 끝난 후 면접관들은 진지하게 음식을 맛보고 채점을 한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기존의 것을 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거기서 고객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것이 면접관의 채점 포인트다. 요리의 성공은 만드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손님, 즉 상품의 구매자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팀워크까지 좋다면 가산점이 붙는다. 같이 일하는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것은 성과만큼 중요한 요소다.
두 번째 면접은 ‘관상 보기’. 입사준비생들은 컨베이어 벨트처럼 자기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과 옷차림, 행동거지를 보고 그 사람의 나이와 직업, 성격 등을 알아맞혀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 숱하게 맞닥뜨리게 될 동료, 상사, 고객, 업체 사람 등 인간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그들과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속마음까지 알아내면 최종 합격이다.
이런 면접을 처음 도입한 (주)미래㏇는 대학생이 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들어가고 싶은 직장 1위’와 ‘가장 창의력 있는 기업 1위’를 3년 연속 수상했다. 연봉이나 복지혜택이 최고로 뛰어난 것도 아닌데 대기업들도 그 이유를 몰라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유는 바로 세 가지다. (주)미래㏇는 신입사원 채용 시 스펙을 절대 보지 않으며, 능력으로 사원들을 평가하고, 사원들의 자기계발과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업이라고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주)미래㏇의 윤미래 사장은 “세상은 ‘규모의 경제’에서 ‘범위의 경제’와 ‘전문성의 경제’를 거쳐 ‘융합의 경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를 융합혁명에서 찾고 있기 때문에 뛰어난 융합인재들을 발굴․채용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사장은 “10년 전만해도 몇 사람의 머리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결정만 잘 내리면 성과는 저절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경계가 사라진 현 상황에서 이질적인 것들을 결합시켜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것만이 살 길입니다. 그 혁신의 원동력은 인간과 세상에 대해 관심이 많고, 전공에 충실하고 학제간의 교류가 원활한 융합형 인재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인문학과 기술이 결합된 융합인재들은 인간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인간을 알면 미래가 보이게 된다. 이것이 미래 산업과 미래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115년 전, 헨리 포드가 만든 것은 자동차가 아니었다. 그는 주거와 직장이 분리된 도시문화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든 것이다. 15년 전, 스티브 잡스가 만든 것은 휴대폰이 아니라 모바일과 사람들을 연결시킨 새로운 영역의 디지털 라이프를 만든 것이다.
이제 혁신은 학문의 한 영역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미래 융합 신산업은 인문학의 바탕 위에 나노, 생명, IT, 인지과학 간의 융합만이 정답이다. 2023년, 대한민국 교육에서 문과와 이과가 사라진지 7년째. 융합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는 첫 해가 된다. (주)미래㏇는 신입사원 수를 확대해 융합인재들을 대대적로 채용할 계획을 짜고 있다.
(주)미래가 융합인재들을 채용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는 분야는 ‘랩온어칩(Lab on a chip, LOC)’¹⁾ 분야와 ‘슈퍼 섬유’ 분야다. 랩온어칩 분야는 미래를 이끌어 갈 융합 기술 중 하나로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칩에 나노, 반도체, 생명공학 기술 등을 집적해 칩 안에서 실험을 할 수 있게 만든 장치다. 때문에 ‘칩 위의 실험실’로 불린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칩 하나로 사람의 종양, 뇌신경 질환, 면역 질환 등 난치성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다. 질병 진단을 꼭 병원에서 받을 필요 없는 새로운 의료 문화와 시장이 만들어지고 그로 인한 천문학적인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또한 사양 산업으로 인식돼 온 섬유산업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슈퍼 섬유’로 되살아나고 있다. 춥고 더운 상황에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지능을 지닌 ‘온도조절 IT융합섬유’, 외부의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신체보호 섬유’, GPS 기술을 결합한 ‘위치인식 섬유’, 운동하는 사람들의 심박수 등을 측정해 주는 ‘생체신호 감지의류’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섬유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융합인재인 신입사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이 모여 즐겁고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주)미래㏇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곧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1) 초고속 분석 진단을 위한 랩온어칩 기술 : 랩온어칩은 손톱만한 크기의 칩 하나로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로, 칩 하나만으로 연구소가 수행하는 모든 기능을 소화해낼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칩이다. 분자영상기법을 이용함으로써 세포의 근원적 현상, 생체기전을 영상화하는 데 시간적 정보와 공간적 정보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종양, 뇌신경 질환, 면역 질환 등 많은 난치성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의 실현 시기는 10년 후로 예상된다.
참고 : <KISTI 미래백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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