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디카사진을 오래 보관하려면? (KISTI)

조조다음 2013. 9. 6. 07:00

 

 

디지털카메라 유행을 타고 ‘포토프린터’가 유행이다. 소소한 일상이라도 일단 찍어놓고 보관하고 싶은 디카족의 심리를 파고든 포토 프린터. 이 물결 때문인지 F사의 경우 필름사진 인화기가 2002년 하반기 이후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우리는 더 이상 사진관에 가거나 온라인 디지털사진 인하 서비스업체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 걸까?

포토프린터 사진은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일반 사진보다 수명이
짧아 일년도 안 돼 사진 속 귀여운 내 얼굴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포토프린터에서 ‘선명하고 오래가는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포토프린터 사진에 앞서 필름사진의 변색이 왜 일어나는지 보자. 필름사진은 할로겐화은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얻는다. 필름사진은 사진을 염기성 액체에 넣어 할로겐화은을 산화시키고, 산성 액체에 넣어 그 과정을 중지시킨다. 그리고 할로겐화은을 녹여내는 액체에 사진을 한번 담근 후 물로 씻어 건조시킨다. 인화 후 할로겐화은이 남아있으면 자외선, 습기, 오염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사진이 변색된다.

필름 사진과는 다르게 포토프린터 출력 사진은 인화지에 잉크를 뿌리거나 스며들게 해서
사진을 만든다. 인화지에 잉크가 뿌려지기만 했기 때문에 손으로 잘못 문지르거나 물을 묻히면 사진이 망가진다. 기본 태생이 오래가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포토프린터 사진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

먼저 포토프린터의 방식에 따라서 사진의 수명은 달라진다. 국내 포토프린터기는
잉크젯 방식이 대세다. 잉크젯 방식은 피코리터(pl) 수준의 미세한 잉크를 인화지 위로 ‘분사’해 이미지를 만든다. 다양한 소재에 출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진이 금방 바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요즘 잉크젯 방식의 포토프린터도 사진 출력 후 사진 표면에 코팅 처리를 해줘 보존성을 높이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와 다른 염료승화 방식의 포토프린터를 쓰면 사진의 수명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 방식의
포토프린터는 노랑(Y), 자홍(M), 청록색(C) 코팅리본을 이용해 차례로 색상을 만든 뒤 열을 가한다. 그 후 전용 인화지에 고체 상태인 염료를 승화시켜 인화하고 코팅을 입힌다. 잉크젯 포토프린터로 출력한 사진과 달리 물이 묻어도 번지지 않고, 손자국도 남지 않는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

그럼 프린터와 별개로 포토프린터로 출력한 사진을 오래가게 하는 방법은 뭘까?
답은 ‘인화 3요소’(포토프린터, 인화지, 잉크)의 궁합을 맞추는 것이다.
포토프린터기에는 궁합이 딱 맞는 인화지와 잉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 궁합을 맞추면 선명하고 오래가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포토프린터기에 맞는 인화지와 잉크를 찾아야 한다. 요즘 새롭게 개발된 인화지는 원지에 폴리에틸렌, 유제, 보호젤라틴을 입힌 RC(resin cord)인화지다. 이는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버라이터 인화지에서 버라이터 층을 없애고 폴리에틸렌을 원지 앞, 뒤로 처리해 보존성을 높인 것이다.

아직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 이렇게까지 주의를 기울여 골라도 사진보관을 잘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소중한 사진은 다음 ‘4가지 제거 행동강령’을 따르면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자외선’, ‘습기’, ‘오염물질’, ‘높은 온도’ 피하기다.

자외선은 파장이 짧아 투과력은 약하지만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화학반응을
촉진시키고 유기물을 산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자외선이 사진에 닿으면 탈색이 일어난다. 다양한 오염물질도 사진의 색을 탈색·변색시킨다. 습기는 공기 중 오염물질의 양을 증가시키고 높은 온도는 이런 반응이 더 빨리 일어나게 한다. 사진 표면이 긁히거나 흠집이 있을 경우에도 습기나 오염물질이 쉽게 묻어 화학반응이 일어나 변색되기 쉽다.

따라서 자외선을 피해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사진을 보관하자.
또 습기와 오염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사진을 유리액자에 넣어 보관하면 포토프린터로 출력한 사진도 100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포토프린터기는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미래에는 개인용 포토프린터가 대세가 될
것이다. 필름 인화 방식의 할로겐화은은 몸에도 해롭고 환경을 오염시키지만, 포토 잉크는 사람이 마셔도 해롭지 않을 만큼 안전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세가 될 포토프린터의 장단점을 알아 발 빠르게 대처하자.

 

(글 : 목정민 과학전문 기자 / 도움: 닥터프린트 유병욱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