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올림픽 경기 이긴 선수들, 모두 똑같은 표정? (KISTI)

조조다음 2012. 9. 7. 09:55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승리한 선수들의 표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온 얼굴을 찡그리며 포효하는 모습. 두 주먹을 불끈 쥔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 데이비드 마쓰모토(David Matsumoto) 교수는 실험을 통해 승리 직후 나온 환희(triumph)가 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고유한 정서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자랑스러움(pride)의 표현과는 다르다.

연구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유도 경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의 사진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17개국에서 온 유도 선수 21명의 표현에서 28가지 감정을 분류하고 추가적으로 화남, 슬픔, 기쁨을 나타내는 사진 19장까지 더했다. 이후 한국인과 미국인으로 구성된 실험 참가자들은 총 47장의 실험 사진을 보고 알맞은 감정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미국보다 계급적인 문화가 강하고,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하며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상반된 두 문화에서 비교하려 한 것이다.

연구 결과 실험 참가자들이 환희라고 판단한 사진은 팔을 어깨 위로 올리고 주먹을 꽉 쥐며 얼굴을 찡그리거나 입을 벌려 소리 지르고 있었다. 이에 비해 자랑스러움으로 분류한 사진에는 두 팔을 내리고 손을 편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작은 미소를 띠었다. 마스모토 교수는 환희의 경우 성공이나 성과를 즉시 알리는 것이지만, 자랑스러움은 스스로의 평가를 거친 뒤 생기는 좋은 감정에 기인하므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마쓰모토 교수는 “환희를 드러내는 것은 초기 인류 사회에서 개인이 우월한 신분과 지위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이는 사회를 조직화하거나 번식하는 데도 영향을 주는 등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진화와 인간행동(Evolution & Human Behavior)’ 2012년 9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