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화학공정 폐기물들을 고부가가치 의약품이나 농약으로 합성해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유해 물질 배출 등을 줄이는 ‘그린 화학’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은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총 189종의 화학 폐기물에서 300개의 고부가가치 의약품 물질을 만들었다. 이 중에는 해열진통제인 이부프로펜, 혈압조절 약물인 카르베딜롤도 포함됐다.
약물을 만드는 제약 공정이나 바이오매스에서 바이오디젤을 뽑는 것과 같은 화학 공정에서는 원치 않는 부산물이 나온다. 이 부산물 중에는 오래 저장하기 어렵거나 독성이 있는 물질도 많다. 석탄 정제 공정에 나오는 페놀이 대표적이다.
이 부산물을 유용한 물질로 바꿔 재활용한다면 환경도 보호하고, 저장 비용 등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부산물을 원료로 만들 수 있는 물질과 그 합성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원료로 합성할 수 있는 물질 조합이 무궁무진한 데다가, 똑같은 물질이라도 합성 방법이 여러 개라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페놀을 포함한 189개의 화학 부산물로부터 합성할 수 있는 상용 약물 등 300종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그 합성 경로도 알려준다. 합성 조건을 선택해 유해한 용매를 사용하거나 고온이 필요한 합성 경로를 거치는 방법은 거를 수 있다.
또 연구팀은 이 소프트웨어가 설계해 준 합성 경로를 따라 한 미국 회사가 개발한 ‘현장 생산용 제약 기계’를 돌려 실제 약물을 합성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중증 코로나의 대증 치료에 쓰이는 3가지 약물(근육이완제, 진정제, 마취제)의 주성분 등을 이 소프트웨어가 설계한 방법대로 합성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4월 27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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