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제의 과학적 원리를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던 PTSD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PTSD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 심각한 사건에서 얻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속적으로 다시 경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정신질환이다. PTSD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과적 치료와 우울증 약물치료가 병행되고 있지만 호전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PTSD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치료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보영 연구위원 연구팀은 임상 개발 중인 PTSD 치료제 NYX-783을 공포 상황을 겪은 PTSD 쥐에게 주입했다. 그러자 공포기억 재발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변연하 내측 전전두엽 내 흥분성 신경세포의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MDA 수용체는 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에 존재하는 막단백질로, 칼슘이 이동하는 이온통로다. 칼슘의 흐름을 조절, 시냅스가 제대로 기능하게 해 신경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 NMDA 수용체는 신경기능을 조절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해, 신경 세포의 가소성을 향상시켜 공포 기억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TSD 치료제의 효능과 과학적 원리를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성과는 NMDA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PTSD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본 연구의 의미를 밝히며, “추후, 여러 접근방식을 적용하여 다른 기전의 후보물질들을 구축하여 PTSD 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뇌과학 학술지인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에 4월 1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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