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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충돌로 소행성 궤도 비튼다? 지구 방어 프로젝트 나선 인류, 영화 아마겟돈 구현 가능할까

조조다음 2022. 1. 26. 06:30

지난 1998년 개봉한 영화 <아마겟돈>은 지구-소행성 충돌을 흥미진진하게 다룬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일행은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에 직접 착륙, 핵탄두를 설치해 두 동강 내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수많은 과학자와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마겟돈>은 흥행에 성공했다. 묵직한 주제가, 화려한 출연진, 긴장감 넘치는 연출 등 대중에게 통하는 많은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행성 충돌’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도 큰 몫을 했다.
그런데 영화 <아마겟돈>처럼 소행성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실험이 최근 진행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쌍소행성궤도변경시험(DART) 프로젝트다. NASA는 작년 11월 23일 우주선을 발사하며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번 우주선 발사의 목표는 실제 소행성과 충돌해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 대상은 ‘디모르포스’라는 지름 160m 내외의 작은 소행성이다.
약 620㎏의 우주선을 시속 2만4000㎞로 충돌시키면 과연 디모르포스의 궤도를 바꿀 수 있을까. 우주선은 9월 말~10월 초 즈음에 대망의 충돌 실험에 들어간다. NASA는 이를 통해 디모르포스의 공전궤도를 10~20분 가량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초소형 인공위성 리시아큐브, 우주선 헤라 등이 해당 프로젝트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들은 촬영 및 근접 분석을 통해 충돌이 디모르포스과 그 근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한편 우주선 충돌 외에도 영화와 같이 핵폭발을 활용해 소행성을 공격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특히 소행성이 거대해
우주선 충돌로는 큰 타격을 받지 않거나 지구와 근접할 경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파편이 많이 튈 수 있기에 결과적으로 더 좋지 않은 시도가 될 수 있다. 차라리 파괴력이 다소 낮은 재래식 폭탄을 통해 궤도를 바꾸는 방법이 좀 더 유용하다는 평가도 있다.
 
질량이 큰 물체를 소행성 근처로 보내 그 중력으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방법도 고안됐다. 다수의 인공위성 등 인공 구조물을 대량으로 모아 소행성 주변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과학자들은 그 현실성과는 관계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그물로 소행성을 잡아당기거나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그 반작용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소행성 표면에 로켓을 설치해 다른 방향으로 추진시키는 방법도 고안됐다. 또 소행성 표면에 태양 돛을 달아 태양풍을 이용하는 등 갖가지 다양한 방법이 연구 중이다.
 
이러한 각종 연구들이 이뤄지는 까닭은 지구와 소행성 간 충돌이 그만큼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908년 6월 30일, 러시아 퉁구스카 지역에 떨어진 소행성은 비록 지름 40m에 불과했지만, 주변 2000k㎡ 내의 모든 것을 초토화했다. 현재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근지구소행성(NEA)은 약 2만 3000개에 이른다.
 
문제는 이런 다양한 논의들이 사실상 아이디어 차원에서만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작년 5월 지구근접천체 연구센터(CNEOS)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맞춰 각국 우주 기관에서 지구방어 가상훈련을 실시한 결과, 충돌 예상지역을 알아내 주민을 대피시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DART 프로젝트가 가진 가능성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할 일. 
영화 아마겟돈처럼 인류를 구할 실험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