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경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층 주택 건물이 때로는 녹지보다 더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수단이 된다면? 저명한 기후경제학자 거노트 와그너는 최근 블룸버그의 기후대응 전문 뉴스 플랫폼인 '블룸버그 그린'을 통해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뉴욕시는 시 소유 1에이커(약 1224평) 크기의 공원을 없애고 123가구가 살 수 있는 공동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런 개발은 의외로 기후변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환경과 경제, 사회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일자리가 필요한데, 이 때문에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점은 당연하다.
문제는 몰리는 인구에 비해 주거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뉴욕은 수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경제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실거주하는 사람의 수는 그만큼 되지 않는다.
이러한 불균형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뉴욕 바깥으로 내몰고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이 긴 거리를 출퇴근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늘린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물론 녹지는 녹지대로 보존하고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세상 모든 일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한다. 시선을 보다 넓혀, 기후변화 대비를 위한 현실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결과적으로 뉴욕의 경우, 고층 건물 개발을 통한 주거공간의 확충이 때론 공원보다 낫다는 분석이다. 와그너는 칼럼을 통해 “뉴욕과 다른 도시들이 기후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아파트는 에너지효율에서도 나쁘지 않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주거건물 연면적의 64%를 차지하는 아파트는 에너지 사용량 비중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타 세대와 인접하는 아파트 구조의 특성 그리고 높은 지역난방 비중 덕분이다. 이에 더해 주목할 점은 공간의 효율성이다.
아파트는 공간 특성상 인구 밀집도가 매우 높은데, 같은 인구의 주거를 단독주택 등으로 옮길 경우 이에 필요한 공간은 하염없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동선의 확장으로 이어져 자동차의 사용을 더 늘리게 될 것이다.
아파트 자체의 에너지 효율 역시 점차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30년 전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의 단위 면적당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4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의 감소량은 31%에 머물렀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아파트는 생각보다(?) 기후변화 대응에 어울리는 주거공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국토는 좁고, 인구는 많은 우리에게 아파트가 어느 정도 필수적임을 생각한다면 아파트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고 건설하는 것이 차라리 현실적인 기후변화 대응방안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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