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뇌도 휴식이 필요하다, 공부할 때 적당히 쉬어야 하는 이유 (KISTI)

조조다음 2021. 9. 10. 06:30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사람과도 같다”

- 헨리 포드 -

“휴식 없이 일에만 파묻혀 있으면 판단력을 잃는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은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할 일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은 현대인에게 휴식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특히 24시간이 부족한 수험생들에겐 더욱 그렇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 5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실제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적절한 휴식은 뇌의 효율을 높여준다고 한다. 더 많은 성과를 위해서라도, 쉴 때 쉬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는 최근 학술지 셀 스포츠에 이와 연관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적절한 휴식이 뇌신경의 기억 재생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젊은 남녀 33명을 모은 후, 이들의 머리에 뇌자도(MEG) 장치를 연결했다. 오른손잡이인 이들은 10초의 시간 동안 익숙하지 않은 왼손으로 41234라는 숫자를 타이핑했다. 이후 10초간의 짧은 휴식을 가진 다음, 다시 10초 타이핑-10초 휴식이라는 루틴을 반복했다.

 

이렇게 36번을 거듭한 결과, 연구팀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짧은 10초간의 휴식 시간 동안 뇌 신경의 재생 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모습을 확인한 것. 그 속도는 50밀리초(1천 분의 1초)로서 연속 타이핑 작업 때의 무려 20배나 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신경의 재생이 기억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대뇌피질  사이의 연결성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4당 5락처럼 시간을 들여 열심히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학습한 정보를 좀 더 확실하게 기억하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을 가지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사실 이러한 휴식과 학습의 연관성은 오래전부터 연구돼 온 주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면. 오랜 휴식을 통해 낮 동안 익혔던 학습 내용을 뇌에 장기기억으로 남겨놓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껏 관련 연구자들은 수면과 학습의 관계에 대해 집중해 왔다. 렘수면, 비렘수면 등 수면의 질에 따라 학습 효과가 어떻게 다른지, 나이대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는 깨어있는 동안에도 휴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짧은 휴식 동안의 신경 재생 속도가 수면 때보다 4배 이상 빠르다고 밝혔다.

 

이는 뇌졸중 환자의 재활이나 기억력 감퇴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공부의 효율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휴식 학습법’ 등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적당한 휴식의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 더 좋은 성적과 성과를 위해서라도 가끔은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즐기라는 뜻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