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날갯짓하는 항공기가 있다?! 연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
푸른 하늘을 가르는 항공기는 자유로움과 여행을 상징한다. 그러나 인류의 오랜 꿈인 비행의 대가는 만만치 않다.
그 중 하나가 극도로 낮은 연비. 기체와 탑승객 수, 화물의 무게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항공유 1리터 당 60~80미터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의 평균 연비가 10km를 넘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120배를 가볍게 뛰어 넘는 수치다
이에 항공기 연비 상승을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유럽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는 새처럼 날개를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알바트로스원(AlbatrossONE)이라는 이름의 이 항공기는 마치 새처럼 날개끝(wing tips)을 접었다 펼 수 있다. 날개끝실속(tip stall) 현상을 방지하고, 이를 통해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날개끝실속=공기 흐름의 변화로 양력이 약해지는 현상(출처: 에어버스)
이는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날개끝 각도를 적절히 조절하면 날개 전체에 가해지는 굽힘하중(b ending load)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무리없이 날개 길이를 늘리는 한편, 날개의 강도를 확보하기 위한 고중량 소재의 사용 역시 최소화 할 수 있다.
힘하중=물체가 휘거나 굽혀지도록 작용하는 힘(출처: 에어버스)
때문에 알바트로스원의 날개 모양은 일반 항공기와는 조금 다르다. 가로:세로 비율이 18:1에 이르는데, 이는 일반 항공기의 약 1.8배에 해당하는 수치. 장거리 비행으로 유명한 실제 알바트로스와 같이 긴 날개를 자랑하는 모습이다.
에어버스 측은 2차례의 비행 테스트를 통해 실제로 이러한 설계가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아직까진 작은 모형 기체 테스트에 불과하지만, 향후 더 큰 사이즈의 비행체에 이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날개 끝단 부분에 위치한 윙렛(winglet) 역시 연비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부위다. 날개 끝에 부착하는 또 하나의 작은 날개 혹은 끝 부분을 일정한 각도로 꺽은 모양을 일컫기도 한다.
이는 날개 끝부분에서 발생하는 와류(소용돌이 모양 공기 흐름)를 제어하기 위해서다. 와류가 클수록 비행기의 전진을 방해하는 항력(drag)이 커지기에 다양한 모양의 윙렛이 개발돼 비행기에 적용되고 있다
갈퀴 모양의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블렌디드 윙렛(Blended Winglet), 상어지느러미를 연상시키는 샤크렛(Sharklet) 등 다양한 윙렛은 각 항공기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보잉 777처럼 윙렛이 없는 날개를 클린시트(clean-sheet)라 따로 부를 정도.
한편 연비향상을 위한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항공기 경량화가 있다. 기체 특성 상 무게를 줄이면서도 그 강도는 높여야 하기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알루미늄 합금,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재 등 수많은 소재를 활용한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기내식, 서비스 물품, 수화물, 정비 물품들을 좀 더 가벼운 소재로 대체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전기 엔진을 일부 도입한 하이브리드 비행기 개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에어버스가 추진했던 이-팬X(E-Fan X) 프로젝트. 오는 2030년까지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제작하는 것이 그 목표다.
다만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자동차와는 달리 아직까진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일부 전기 소형 비행기 시험운행이 성공한 적은 있으나, 대규모 항공기에 도입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팬X(E-Fan X) 프로젝트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중단되는 등 다소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그래도 아쉬워할 것은 없다. 엔진의 성능을 높여 효율을 높이거나 엔진 사용 자체를 최소화시키는 새로운 비행법 등 연비 향상을 위한 방법은 이외에도 많기 때문. 죽은 벌레떼가 붙어 연비를 낮추는 것을 막기 위해 날개에 코팅을 하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연비 향상을 위한 연구는 친환경 항공기 개발의 핵심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류의 오랜 꿈이었던 비행기가 비용 절감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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