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예> - 모씨의 지하철 경험
4호선 전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들어오는 열차를 보니 벌써 많이 복잡하다. 줄을 서 있던 모씨는 뒤에 서 있는 젊은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먼저 타라고 양보한다.
대체로 입구가 혼잡하고 문과 문 사이 가운데 쯤은 그나마 덜 복잡다.
앞에서 길을 열듯이 안으로 들어 가며 아기와 엄마가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
한 손에 아기용품 가방을 들고 다른 한손을 들어 손잡이를 잡는데 포대기로 감기는 했지만 아기를 안아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 그러니 모씨가 또 가방을 들어준다.
그랬더니 앞에 앉은 중년의 아주머니가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려 한다. 이때 바로 그 옆에 앉은 아가씨가 저 다음 역에 내려요 하며 바로 일어서 양보해 준다.
젊은 엄마는 고맙다고 하고 모씨에게서 가방을 받아 앉는다.
주변에서 이를 보는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런데 아기도 그 분위기를 아는지 얌전히 엎드려 있더니 나중에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 방긋 방긋 웃는다. 주변 할머니가 귀엽다고 몇개월이냐고 물으니 이제 6개월이란다. 참 희한하다.
<안 좋은 예> - 머니투데이 기사
# 8개월차 임신부 김모씨(28)에게 출근길은 날마다 전쟁이다. 1시간 가까이 광역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지만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오늘 아침에는 한 여자분이 통로 쪽 자리에 앉아서 창가 쪽 자리에는 자신의 프라다백을 고이 모셔놨더라고요. 앉겠다고 양해를 구하니 백을 무릎에 올리고 저보고 안쪽 들어가라는 식으로 무릎만 살짝 돌렸어요. 배가 나와서 좁은 공간을 지나갈 수 없는데 어찌나 야속한지…."
# 6개월차 임신부 박모씨(31)는 최근 지하철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임신부 보호석에 앉아서 병원에 가던 중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일어나라는 요구를 받았다. 임신부임을 밝히자 "요즘 젊은X들은 약하게 자란다. 우리 때는 애 낳고도 금방 다시 일하러 갔다"며 욕설까지 들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임신부들이 일부 배려심 없는 승객들에 눈물짓고 있다. 노약자 또는 장애인보다 일반 승객들의 배려를 더 받지 못한다는 하소연이 잇따른다. 임신부 보호석을 사용하는 일반인들에게 법적 제재를 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일반 승객들의 인식 개선과 배려에만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부 캠페인이나 안내방송 등에도 불구하고 인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배려없는 환경에서 젊은 여성들은 점점 더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운동할 겸 서서 가지 그래"
임신부가 받는 스트레스는 태아에게 즉각 영향을 끼친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임신부의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태아의 성장이 방해 받고 때로는 조산과 유산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임신 말기 임산부보다 초기 임산부에게 더 중요하다. 초기 임신중 스트레스는 태아의 뇌와 신경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임신부 차모씨(29)는 "임신 경험이 없는 남자들보다 임신 경험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할머님이나 아주머니들이 오히려 더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자리 양보 안 하는 건 그렇다고 쳐도 앉아있는 나에게 '서서 가면 운동할 겸 좋지 않냐'며 자리를 내놓으라고 종용할 때는 할 말을 잃는다"고 토로했다.
배려가 없는 것은 일부 젊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차씨는 "하루는 병원에 검진 받으러 갈 때 택시 타기 애매한 거리라 지하철을 탔더니 한 어르신이 교복 입은 여학생들을 꾸짖어 자리를 양보하게 해줬다"며 "자리를 떠나면서 다 들리게 '저 아줌마는 택시나 타지 왜 지하철 타서 민폐 끼치고 지X이야'라고 말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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