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과학

악마견, 천사견은 허구? 품종과 성격 연관성 적다는 연구 나와

조조다음 2022. 7. 1. 06:30

지나친 활발함으로 소위 [악마견]으로 불리는 품종이 있다. 비글, 슈나우저, 코카스파니엘 등이 대표적. 반면 착하기로 유명한 골든 리트리버 등은 [천사견]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렇게 수많은 품종의 반려견들은 각자 다양한 매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런 반려견의 행동은 정말  품종에 따라 정해지는 걸까? 실제 행동과 품종 간 연관성이 적다는 연구가 나와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 연구팀은 다윈의 방주(darwinsark.org)라는 사이트를 통해 반려견 1만8385마리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견주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반려견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순종과 잡종을 모두 합쳐 반려견 2155마리의 유전 데이터 역시 세심하게 분석했다. 특히 행동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연구팀은 울부짖는 빈도, 인간과의 친화성 등 반려견의 행동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11개 영역을 찾아냈다. 이와 함께 유의미한 연관성은 없지만, 암시적으로 행동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136개 영역도 발견했다.
“품종과 행동은 큰 연관성이 없다.” 연구팀이 견주 설문조사와 유전 데이터 분석을 총합한 결론이다. 품종이 오직 반려견의 다양한 행동에 끼치는 영향은 9% 수준에 머물렀다.
물론 품종에 따라 다소의 성향은 있다. 잘 짖지 않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장난감 묻기를 잘 하지 않는 그레이하운드 등이다. 그렇다고 이들 품종이 해당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품종의 반려견만이 갖고 있는, 특정한 행동이나 습관 역시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품종만으로 반려견의 행동과 성격을 예측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신뢰도가 낮은 행위다.
그렇다면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특정 성격과 품종과의 연관성은 무엇이었을까? 예전의 개들은 오늘날과 달리 ‘반려’ 대신 주로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다.
예를 들어, 푸들은 원래 물새 사냥, 보더콜리는 양치기를 위한 품종이다. 당연히 이를 위한 특성이 중요시됐다.
결과적으로, 특정한 목적으로 위해 만들어진 품종 특성이 아직까지 남아 비슷한 성격으로 보인다는 것. 이러한 요소들이 성격과 품종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품종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것은 크기, 귀의 모양 등 반려견의 외관에 국한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는 오늘날 품종 대부분이 사실상 200년 전부터 특정 외관을 강조하기 위해 개량되면서 정착된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품종보다는 환경과 각 개체의 개성, 나이나 성별 등이 행동, 성격에 더 연관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같은 품종의 형제자매들이라도 각자 성격이 다르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