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후에 가장 심각한 공포는 무엇이었을까. 소유했다고 안심했던 것이 허방 딛듯 천 길 나락으로 사라져버리는 상실과 부재의 공포가 아닐까. - 18쪽
이 숲속의 나뭇잎 가운데 흔들리지 않는 나뭇잎이 있을까요. - 31쪽
예술은 인간이 운명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수단이다(앙드레 말로) - 40쪽
가장 인간적으로 꼽히는 것은 대체로 한 인간의 내면에서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코니 팔멘) - 49쪽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의 욕망 자체도 허구이고 불교적으로 보면 이 삶도 허구이다. 상상으로 욕망을 충족하는 것이 꼭 이상한 일도 아닌 것이다. - 76쪽
병적인 인간이야말로 신이 작업하여 세상에 내놓은 뒤 가장 기껍게 바라보았던 대상이 아니었을까. - 95쪽
생에 대한 겸손함과 순결성의 힘만 있다면 누구도 결코 가난하지 않다. - 96쪽
예술 작품은 각각의 불확실성과 신비의 몫을 지니고 있다. 비록 창작자가 그것을 명료하게 밝히지 못하더라도. - 125쪽
여자들이 떠나는 이유는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 140쪽
999 다음에 000이 되는 이 산술은 요즘 새삼스럽게 나를 매혹시킨다. 그 앞에 1이 붙든 2가 붙든 3이 붙든 그 거창한 일은 어쩐지 사람의 일 같지 않고 신의 일 같다. - 149쪽
인간에게는 열정 없이 할 일 없이 오락거리 없이 바쁜 것 없이 완전한 휴식 상태에 있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없다(파스칼) - 153쪽
여성의 원칙은 자연의 법칙과 겹쳐 있다. 여성이 다음 인류를 있게 하듯이 그런 여성을 있게 하는 힘 그것이 자연인 것이다. - 156쪽
달이 없으면 지구의 하루는 여덟 시간이라고 한다. - 158쪽
사랑 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없이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 168쪽
여자들은 누구나 마음의 통증과 친밀하다. 우울증이든 두통이든 무기력증이든 대부분 외상이 아닌 내부의 병을 앓는다. - 181쪽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벌받는 손오공처럼 바위 속에 갇힌채 태어나는지도 모른다. - 214쪽
욕망은 하고자 하는 자동사의 마음이며 빈 곳을 채우려는 순수의지이며 나에 대한 기억인 동시에 상상력이고 개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소명과 잇닿아 있다. - 215쪽
과학은 인간의 무의식에 종사하는 학문이다. 다만 인간의 무의식은 너무나 거대하고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과학은 늘 뒤늦게 증명하고 확인하게 된다(융) - 233쪽
이제 아름다움도 보편화 됐고 식상해졌다. 아름다움 자체로는 예기치 않은 감동을 줄 수 없다. - 245쪽
현실은 너무 많은 것을 상실해버려서 현실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남루하고 왜소하고 척박하다. 현실에서 할 수 있는 행위가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이버 공간으로 도피하는 것도 당연하다. - 246쪽
소설이란 혼란스럽고 무의미한 삶에 일관성 있는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 - 249쪽
자유의 반대는 억압이 아니라 타성이다. 인간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기 위해 타성을 곤두박질 칠 수 있어야 한다. - 252쪽
소설은 한마디로 이 삶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개인의 욕망과 세계 사이의 긴장과 미궁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과 시각과 문체로 질서화하여 보편적 진실을 얻어내는 언어예술이다. - 257쪽
소설은 생각이 아니라 경험이다. - 262쪽
붉은 리본, 전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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